가격인상 효과 끝났나…출하량 감소에 시멘트업계 역성장 전망

by노희준 기자
2024.10.27 13:23:55

한일시멘트 3Q매출 4240억…전년비 0.1%↓
1Q 6.3%→2Q 0.8% 등 매출액 증가율 지속 악화
전기요금·유연탄 가격 인상 등 원자재가 부담 가중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시멘트 업계의 출하량 감소가 이뤄지면서 실적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가격 인상 효과로 출하량 감소에 따른 악영향을 방어했지만 한계에 부딪히면서다. 특히 시멘트업계 1위 한일시멘트(300720)는 매출에서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출하는 생산된 제품이 판매를 위해 공장 외 지역으로 출고한 것으로 수요 변동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사진= 이데일리DB)
2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일시멘트의 3분기 추정 매출액은 42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7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격 인상 효과에 따라 수익성은 어느 정도 방어가 되고 있지만 출하량 감소가 이어지면서 매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시멘트는 3분기 출하량이 약 1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기별 매출 증가율은 올해 지속적으로 하향세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1분기 6.34%에서 2분기 0.82%로 떨어졌다. 영업이익 증가율도 같은 기간 103.36%(1분기)에서 26.04%(2분기)로 줄어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출하량 감소에도 지난해 하반기 단행한 가격인상 효과로 버텼지만 출하량 감소 영향이 매출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4분기에는 매출 및 이익률 감소폭이 더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시멘트 회사는 지난해 말 벌크시멘트 가격을 t당 7% 정도 올렸다.



한국시멘트협회의 ‘2024년 시멘트 수급전망’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시멘트 출하량(내수)은 3222만t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476만t(12.9%) 감소했다. 올해 전체 내수 총출하량은 4400만t에 그쳐 전년보다 12.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간 출하량 중 최저수준이다.

수출까지 고려한 올해 총출하량도 4704만t으로 전년대비 10.1%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1~8월 건설수주액이 109조원으로 작년(176조원)보다 38% 줄어드는 등 건설경기가 침체돼 있어서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신 보고서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출하량”이라며 “2022~2023년 착공면적 감소로 출하량은 2025년 상반기까지 감소세 지속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축 착공 면적은 2022년 1억 1100만㎡에서 지난해 7600만㎡, 올해(1~8월)는 5100만㎡로 감소하고 있다.

출하량 감소에 더해 원가 압박 요인도 발생했다. 최근 한국전력(015760)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시멘트 공장에서 사용하는 고압 B 전기요금은 ㎾h(킬로와트시)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0.2% 올랐다. 시멘트 제조 원가에서 전기료가 사용되는 비중은 30% 수준이다.

여기에 유연탄 가격 역시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국내 시멘트 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호주 뉴캐슬탄 기준으로 유연탄 가격(월평균)은 t당 올해 1월 128달러에서 9월 139달러까지 9% 올랐다. 2022년 9월 434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에 견주면 낮은 수준이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연탄은 시멘트를 만드는 데 연료로 사용되면서 원가의 30%를 차지한다.

(단위=달러·t, 자료=업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