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 외식 아닌 '매식'될 것..인기 메뉴 이렇게 만들어져요"
by김범준 기자
2022.04.10 13:27:20
[인터뷰]이순호 한솥 마케팅본부장
매장경험으로 아이디어 낸 메뉴 '대박'
연구·개발 총괄하며 '매달 1메뉴' 출시
"착한 가격, 품질 좋은 한끼 선보일 것"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국민도시락’ 한솥은 외식이 아닌 매일 먹는 ‘매식’을 지향해요. 치열하고 꾸준한 메뉴 개발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 식사 테마 한식·중식·일식·양식 사이에 ‘한솥식’을 새 범주로 만들 것입니다.”
이순호(41·) 한솥 마케팅본부장은 8일 서울 강남구 한솥 서울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한솥 도시락의 모든 메뉴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R&D팀장도 겸직하고 있다.
| ▲8일 서울 강남구 한솥 서울본사에서 이순호 마케팅본부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며 한솥의 주요 메뉴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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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은 현재 50여개 도시락과 스낵류 등을 모두 포함해 약 80여개 메뉴를 전국 756개(2022년 3월말 기준·직영점 2곳 포함)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매달 신메뉴(한정판매 포함) 1개 출시’ 방침을 통해 소비자와 가맹점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하고 순환시키며 총 메뉴 수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조리명장인 부친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요리에 익숙했다고 말한다. 외식업계 매장 경험과 프랜차이즈(가맹) 사업 경력을 쌓고 2013년 한솥에 합류해 매장 슈퍼바이저부터 본사 운영개발팀장, 사업기획팀장, 마케팅팀장을 거쳐 2021년부터 R&D팀장과 마케팅본부장을 역임 중이다.
이 본부장은 자신의 역할을 “좋은 메뉴를 가맹점주들이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편하게 오퍼레이션을 간소화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본사 입장에서 아무리 좋은 메뉴라도 가맹점에서 조리와 보관이 까다로워 판매를 꺼리면 결국 실패하는 메뉴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매장관리 경험으로 가맹점과 소통하며 적재와 이동 동선의 최소화 등 현장 상황을 고려한 최적화된 메뉴를 개발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가 한솥에서 처음 선보인 메뉴는 ‘제육볶음 김치찌개 정식’이다. 앞서 운영개발팀장을 지낼 당시 직장인들이 흔히 점심으로 먹는 백반에 착안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메뉴를 구성해 공식 메뉴로 출시(2020년 4월)했다. 우연히 만들어진 이 메뉴는 코로나19 시기 직장과 가정에서 혼밥(혼자 식사) 증가세와 함께 호응을 얻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 메뉴 중 하나로 부상했다.
소위 말해 ‘대박’을 치자 그는 R&D팀장으로 자리를 옮겨 ‘김치찌개 정식’(2021년 4월)과 ‘김치 부대찌개 정식’(2021년 12월) 등 시리즈 메뉴를 잇따라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100% 국내산 김치와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이 메뉴들은 지난해 이른바 중국발 ‘알몸배추’와 ‘파오차이(김치의 중국식 표기)’ 등 ‘중국산 김치 파동’을 비껴가면서 각각 출시 한 달 만에 약 30만개와 40만개가 팔려 나갔다. 여타 메뉴 대비 빠른 속도로 재료 수급이 달리며 판매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국산은 당연하고 비싸도 품질 좋은 재료만 쓴다는 게 한솥의 변함없는 경영 방침”이라며 “메뉴 개발의 기본은 기존 메뉴들의 판매 데이터 분석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매월 도시락·스낵·반찬 등 모든 카테고리를 분석해 고객과 가맹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 ▲8일 서울 강남구 한솥 서울본사에서 이순호 마케팅본부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며 자신의 주요 업무인 메뉴 연구·개발(R&D)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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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가 기획되면 해당 음식을 판매하는 유명 맛집들을 수소문해 한솥에 맞는 메뉴로 만드는 레시피 작업을 한다. 이를 위해 이 본부장과 R&D팀원들은 여러 가게의 똑같은 메뉴를 며칠에 거쳐 수십 번씩 먹고 비교하는 남모를 고충을 감내하기도 한다. 그렇게 개발 중이거나 출시 예정인 메뉴 샘플이 제작되면 매주 금요일마다 ‘도시락데이’를 열고 내부 직원들의 의견과 경영진 평가를 반영해 최종 출시가 결정된다. 한 메뉴가 아이디어부터 실제 출시되기까지 최소 6개월이라는 연구·개발의 시간을 거친다. 이달의 신메뉴는 수량한정으로 선보인 ‘나시고랭 콤보’로, 오는 8월까지 차례로 출시할 신메뉴 개발을 이미 완료했다.
한솥은 지난 1993년 서울 종로구 1호점으로 시작해 약 30년째 도시락 가맹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1122억원과 영업이익 9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5% 성장했고 가맹점은 약 50개 확장했다. 매장 방문 식사 또는 포장뿐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에 적극 대응해 2020년 4월부터는 가정용 소액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한솥은 좋은 품질과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매일 식사할 수 있는 가성비가 좋은 ‘따끈한 한끼’를 목표로 한다.
대표적으로 ‘치킨마요’ 도시락은 최근 먹거리 물가 인상세 가운데 수년째 3200원이라는 ‘착한 가격’과 ‘신동진 단일품종 햅쌀’을 사용한 좋은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치킨마요는 2003년 한솥이 한국 최초로 개발 출시한 도시락 메뉴로,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20년간 1억5000만그릇 이상 팔린 한솥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1위 메뉴다. 올해 초 새롭게 출시한 ‘유린기’와 ‘한입 족발 도시락’은 혼자 먹기에 비싸고 양도 많았던 메뉴를 1인분으로 가성비 있게 선보인 사례다.
이 본부장은 “한솥의 끊임없는 메뉴 연구·개발 등 내부 경영 혁신과 오랜 협력 관계를 통한 구매력이 비결”이라며 “더 착한 가격으로 더욱 값진 가치를 담은 도시락을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고민하고 발전시켜 ‘오늘은 한솥식 먹자’라는 말이 일상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하며 웃었다.
| ▲8일 서울 강남구 한솥 서울본사에서 이순호 마케팅본부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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