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구조적 폭증..증권주 호황 지속 전망
by최정희 기자
2018.06.05 08:30:1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증시 거래대금이 연초 이후 폭증함에 따라 증권주 호황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거래대금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 있어 이런 현상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2007년 이후 평균 8조원 수준에서 등락하던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5월 평균 14조원으로 급증했다”며 “주가지수가 보합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거래대금은 높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거래대금 폭증은 전적으로 개인투자자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기관 및 외국인 자금은 운용자금의 패시브(Passive)화되면서 감소하고 있단 분석이다. 이에 따라 향후 증시 거래대금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해선 개인투자자의 자금 증가 배경과 성격 변화를 살펴봐야 한단 지적이다.
우선 부동자금의 증가가 꼽힌다. 장 연구원은 “경제회복은 기업이익 및 가계 부의 증가로 연결되 부동자금이 축적됐다”며 “실제로 국내 부동자금은 1062조원으로 2014년 대비 261조원 증가했고 대부분 단기자금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자금은 비트코인, 부동산 등에서 성공 사례들에 자극받아 고수익을 찾아 대규모로 이동하고 있단 분석이다. 대형IT주가 견인하는 글로벌 증시와 달리 국내 시장은 각종 규제와 혁신기업 부재로 단기 모멘텀 위주의 트레이딩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한국판 팡(FANG)이 부재한 상황에서 주도주들이 대형 블루칩에서 테마주로 전환돼 주도주 사이클이 단축되고 거래빈도가 급증하고 있단 판단이다. 트레이딩 플랫폼 또한 HTS에서 MTS로 진화하면서 거래 편리성이 증가했다. 개인과 기관, 외국인간의 정보 비대칭성이 완화되고 다양항 정보 창구를 보유한 고액자산가들이 급증한 것도 개인투자자 위주로 거래대금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장 연구원은 “이런 요소들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현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일평균 거래대금, 고객예탁금, 신용공여잔고 등의 증시지표가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증시 과열을 우려하고 있으나 전체 시가총액 대비 신용공여잔고와 고객예탁금 상대규모는 여전히 2006~2007년 고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란 분석이다.
다만 증권사들의 사업모델이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낮아지고 투자은행(IB)와 자기자본투자(PI) 등 회사별로 크게 차별화되고 있단 점에서 단순히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혜주를 찾기보다 확실한 투자테마를 확보한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장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금융지주(071050)와 키움증권(039490)을 추천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섹터내 가장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와 순이익 규모를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있고 비증권자회사 역시 각 분야에서 이익 수준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압도적일 리테일을 보유해 거래대금 급증에 가장 유리할 뿐 아니라 비리테일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크게 상승하는 등 회사의 체질이 변하고 있단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