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커에 취해 '골든타임' 놓이지 말아야

by강경록 기자
2017.11.13 08:16:54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은 한·중 관계 복원을 정상 차원에서 공식화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지난달 31일 양국 정부간 합의에 따라 그동안 관계개선의 최대 장애가 돼온 사드 갈등에 분명한 마침표를 찍고 미래지향적 발전을 추진한다는 데 양국 정상이 뜻을 모은 것이다.

이번 소식을 가장 반기는 곳은 역시 관광업계다.관광업계는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사드보복으로 자국 여행사에 한국행 여행상품을 팔지 못하게 한 이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에 침체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한국여행상품 판매 금지가 조처가 내려진 이후 9월까지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3% 급감했다.

중국인 관광객들도 다시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다시 몰려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부 휴업 중이던 중국전담여행사들은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 여기에 내년 2월 개막할 평창 동계올림픽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오면 국내 관광업계가 침체에서 더빨리 벗어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민·관 합동 경제현안간담회를 최근 열어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를 포함한 방한 관광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방한 중국 관광객 맞이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활성화 방안에는 내년 한시적으로 법무부가 지정한 크루즈선을 타고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가해 주고, 울해 말로 끝날 예정인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전자비자 발급수수료 감면혜택을 내년까지 연장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이번 한중 관계 정상화가 반가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우리 관광산업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수 있다는 것이 관광업계와 전문가들의 우려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지금이 바로 저가 덤핑관광과 쇼핑관광 등 관광산업 구조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는 것이다.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의 물량공세에 취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뒤로 늦춰서는 안된다는 경고의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