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히든챔피언]성운파마코피아, 미생물치료제 개발 ‘가시화’… “내년 美임상 추진"

by김정유 기자
2017.07.06 06:05:00

정인화 성운파마코피아 대표 인터뷰
올해 미생물치료제 역점… 질염, 비만 등 4개 분야 치료제 목표
인니와 협력도 가속화… 내년 초 추가 공장 건설 계획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2014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는 ‘미래 유망 10대 기술’ 중 하나로 ‘인체 공생 미생물’을 선정했다. 대부분 대장 속에 사는 인체 공생 미생물은 인간의 특정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으로 쓰일 수 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제약업체마다 이 분야에 대한 대대적 연구개발에 뛰어드는 배경이다.

인체 공생 미생물 분야의 국내 대표적인 선두주자는 바이오 벤처 성운파마코피아다. 2007년 설립돼 의약품 원료를 생산해 온 성운파마코피아는 최근 인체 공생 미생물을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서는 올해 동물실험을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있다.

정인화 성운파마코피아 대표.
5일 서울 송파구 성운파마코피아 서울연구소에서 만난 정인화(48) 대표는 “우리는 산모의 질로부터 미생물을 체취해 168종의 미생물을 분류, 관련해서 특허를 출원한 상태”라며 “미생물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올해까지 국내에서 동물실험을 끝내고 내년에 미국에서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생물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미국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효과가 뛰어난 미생물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는가가 관건”이라며 “미국에서 현지 업체들과 제휴를 맺어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인체 공생 미생물 치료제 시장은 약 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잠재력으로 미국 벤처캐피털(VC)들의 투자가 많이 몰린 분야이기도 하다.

성운파마코피아는 인체 공생 미생물을 활용해 크게 △질염 △비만 △당뇨 △알츠하이머 등 4개 분야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생물을 활용한 미세먼지 제거, 염증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건강기능식품 5종도 오는 11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성운파마코피아는 산모의 질내 유용 유산균 168주, 장내 시료에서 500주, 혐기 균주 150주, 항균활성이 우수한 균주 12주 등을 확보했다.

정 대표는 “내년 미국 임상시험을 위해 올해 4월 텍사스에 연구법인을 설립했다”며 “미국 메이저 제약사와 제휴를 맺어 농작물로 인해 황폐화된 토지를 미생물로 되살릴 수 있는 연구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운파마코피아는 바이오(발효)와 합성 설비를 한 공장 안에서 운용하고 있는 국내 유일 업체다. 발효와 합성의 융합기술에 대한 노하우가 많은 것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성운파마코피아가 인도네시아 정부와 활발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성운파마코피아는 2014년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원료의약품 공장 설립 제안을 받고 2015년 현지 국영 제약사 키미아 파마와 함께 자카르타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현지 원료의약품 공장은 올해 말 준공될 예정이다. 정 대표는 “발효랑 바이오를 함께 하는 우리의 기술력과 효율성이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가장 크게 작용했다”며 “기술만 공유해주는 조건으로 조인트벤처의 지분 25%를 받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는 자카르타 원료의약품 공장 안에 700억원 규모의 ‘세파계 항생제’ 공장의 추가 건설도 결정했다. 정 대표는 “박테리아 감염증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세파계 항생제 공장을 내년 초 착공할 계획”이라며 “자카르타 공장이 완비되면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인접 국가간 인허가, 관세 등의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해외 사업과 함께 정 대표가 올해 부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의료기기 분야다. 지난해 10월부터 기존 피부과 등에서 주로 쓰던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소형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왔고 오는 9월이면 실제품이 출시된다. 정 대표는 “현재 인도네시아 미용협회, 태국 더라인 성형외과 등에 샘플을 공급했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성운파마코피아에게 있어 올해와 내년은 매우 중요한 해다. 신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가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각종 투자 등으로 146억원에 그쳤던 회사 매출도 올해는 2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우리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헬스케어 컴퍼니’다. 잘하는 것을 위주로 하되, 기회가 있으면 완제든 소재든 다 추진해볼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100억원에 영업이익 300억원을 돌파하겠다”고 자신했다.

성운파마코피아의 예산 원료생산공장 전경. (사진=성운파마코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