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인데 이왕이면"..비행기 골라타는 시대 열린다

by안재만 기자
2011.05.26 09:15:03

A380 등 `서비스 극대화된` 신기종 몰려와
대한항공·아시아나 "홈피서 항공기정보 확인 가능"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직장인 이선영씨(30)는 재작년 이탈리아 밀라노로 여름휴가를 떠났다가 초반부터 기분을 망쳤다. 당연히 항공기 내에 개인용 비디오시스템(AVOD)이 갖춰져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구비되지 않았던 것.

때마침 당시 비행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낮 시간 내내였다. 따로 준비한 책, 잡지도 없어 말 그대로 두 눈만 `멀뚱멀뚱` 뜨고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을 버텨야 했다. 이씨는 그 이후로는 해외에 나갈 때마다 자신이 어떤 비행기를 타게 될 지 꼼꼼히 체크한다.

앞으로 이씨처럼 탑승에 앞서 기종, 기내 시스템을 확인하는 이용객이 늘어날 전망이다. 6월 중순 대한항공(003490)이 `하늘 위의 호텔`이라 불리는 A380을 도입하는 데 이어 잇따라 신기종이 투입되기 때문.

이씨는 "예전에 저가항공사 비행기를 탔는데 프로펠러 방식이라 화들짝 놀란 경험도 있다"면서 "같은 돈을 내고 타는데 조금 공을 들이더라도 되도록이면 좋은 비행기를 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한항공측 역시 이씨같은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380 등 신기종의 서비스가 기존 항공기 대비 워낙 뛰어난 탓이다. 특히 A380은 기존 항공기와 비교해 AV0D, 좌석간 거리, 서비스 등 모든 것이 압도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이코노미석의 경우 `뉴(NEW)`라는 단어가 붙었다. 평균 70cm 정도였던 좌석간 거리를 86.36cm까지 늘렸고, 쿠션을 보강했기 때문.

또 좌석 뒷면을 슬림화시켜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을 극대화했다. 등받이를 뒤로 기울일 경우 방석이 앞으로 이동하도록 설계, 앞사람의 움직임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줄였다.

AVOD 모니터 역시 보강됐다. 기존보다 5.6cm 늘어난 26.9cm의 모니터를 장착한 것. 머리 받침대도 다양하게 조정할 수 있어 보다 편안하게 영화,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비즈니스, 퍼스트석도 물론 업그레이드됐다. 퍼스트석의 경우 좌석 한개당 가격이 2억5000만원에 이르는 코스트 스위트를 장착했고, 58.4cm의 대형 모니터를 장착하는 등 `초호화`로 꾸몄다.



이외에 기내에 면세물품 전시 공간을 마련했고, 스튜어디스가 음료를 서비스하는 바(Bar),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무인 바가 설치된다.

A380뿐만이 아니다. 올해 새로 도입되는 B777-300ER 항공기 역시 코스모 스위트, 프레스티지 클래스, 뉴 이코노미 등이 장착됐다.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 또 하나 있다. A380 등 대형항공기의 경우 덩치가 크다 보니 기내 흔들림 현상이 기존보다 적다는 것.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특성상 흔들림 현상이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비행기의 사이즈가 클 수록 덜하다"면서 "예민한 고객의 경우 충분히 느낄만한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지난 2006년 5월부터 작년까지 총 7000만달러를 투자, 기존 항공기 16대를 업그레이드했다. 2009년 12월 AVOD와 개인전력 단자, USB 포트 등이 구비된 A321 항공기를 들여왔고, 작년 6월엔 B777-200ER의 비즈니스 클래스를 업그레이드, 침대형 시트인 오즈 쿼드라 스마티움을 장착했다.

한 항공업계의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신형 기종을 도입하고, 기존 항공기에 대한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자칫 운이 없어 예전 기종에 탑승한 승객의 경우 허탈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모두 홈페이지를 통해 항공기 운항 스케줄을 알리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홈페이지 메인 첫 화면에 `신기재 운항 스케줄`을 클릭한 뒤 항공기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예매시 어떤 항공기인지 체크 가능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장기 노선의 경우 AVOD 시스템 장착을 완료했다"면서도 "예매때부터 꼼꼼히 체크하는 고객이 늘고 있어 A380이나 신기종 항공기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부터 총 6대의 A380을 도입할 계획인 아시아나항공 또한 중장거리노선 항공기 위주로 AVOD 장착을 늘리는 등의 프리미엄 전략을 실현해나갈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프리미엄 항공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기내 업그레이드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단거리 항공기에도 AVOD를 장착하는 등 기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