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소극장]텅 빈 아이·지상의 여자들·극장모독·한여름 밤의 꿈
by장병호 기자
2024.10.05 08: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대학로의 여러 소극장을 비롯한 서울 시내 많은 공연장에서 올라가는 연극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란 쉽지 않다. ‘웰컴 소극장’은 개막을 앞두거나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중 눈여겨볼 작품을 매주 토요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연극 ‘텅 빈 아이’ (10월 7~13일 나온씨어터 / 극단 골목길)
사람들과 소통하기 어려운 하늘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 상처로 집에서만 3년의 시간을 보낸다. 점점 돈은 없어지고, 취업도 할 수 없는 하늘은 용기를 내 포장 알바로 돈을 번다. 알바를 하는 시간이 집 밖으로 나오는 유일한 시간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나, 둘 하늘에게 말을 걸어온다. 하늘은 지난 상처를 떠올리며 도망가려 하는데…. 안소영 극작·연출 작품으로 배우 곽지수, 김민승, 박성환, 박종호, 이다혜 등이 출연한다.
◇연극 ‘지상의 여자들’ (10월 11~20일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 / 극단 돌파구)
서울에서 3~4시간 버스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 도시 구주. 이곳에 학원 강사인 성연이 미디어 아티스트 형근과 함께 신혼집을 꾸려 살고 있다. 형근은 서울 전시를 위해 한 달 정도 집을 떠나고, 성연은 형근을 배웅하고 온다. 그날, 성묘를 하던 중 필리핀 여자의 남편이 느닷없이 사라진다. 어느 날부터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 실종 처리된 사람도 있고, 눈앞에서 갑자기 증발한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외계 생명체나 특정 종교집단 소행이거나 환경오염이 원인이라 생각하며 무수한 소문을 만들어낸다. 2019 제6회 SF 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인 박문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안정민이 각색하고 전인철이 연출한다. 배우 김민하, 김시영, 김정호, 윤미경, 이진경, 조어진, 조영규, 한지수 등이 출연한다.
◇연극 ‘극장모독’ (10월 11~20일 삼일로창고극장)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출신 시반 벤 이샤이의 희곡을 이은기 연출이 무대에 올린다. 연극 형식을 파괴한 페터 한트케의 ‘관객모독’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그와는 다른 독창적인 방식으로 극장의 권력 구조와 젠더 위계, 연극 생태계를 예리하게 파헤치는 작품이다. 베를린 막심 고리키 극장 예술감독의 권력 남용 사건을 주요 모티브로 삼아 극장 내 권력관계를 더욱 깊이 있게 탐구한다. 배우 김지훈, 노희석, 장호인, 정혜지 등이 출연한다.
◇연극 ‘한여름 밤의 꿈’ (10월 11~13일 북아현 아트홀 / 극단 달팽이주파수)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DMZ 평화동산에 요정들이 살고 있다. 요정왕 오백룡, 여왕 마고선녀가 부부싸움을 하면서 한반도는 두 동강이 났다. 요정들이 인간들에 분란을 심으면서 이곳에 사는 이들은 대대손손 서로 미워하며 산다. 어느 날 평화동산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고 이를 기념하는 축하공연을 준비한다. 평화동산 안에는 ‘마법의 정원’이 있고, 이곳엔 꽃즙을 눈에 바르면 사랑에 빠지게 되는 마법의 제비꽃이 있다. 젊은 인간 남녀 4명이 마법의 정원에 발을 딛게 되는데….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을 DMZ를 배경으로 재해석한 작품. 이원재가 각색·연출하고 배우 오동욱, 최연수, 강지덕, 이윤수, 이주한, 윤보미, 김연철, 한동희, 김태향, 공찬호, 김태훈, 전재현, 채지웅, 이은지, 최하연, 민희정, 박성진, 송지영 등이 출연한다. 전석 무료 공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