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무료급식소 봉사…"2시간 설거지"
by권혜미 기자
2022.10.15 20:54:06
8월 31일 '안나의집' 찾아 설거지 봉사
김하종 신부 "성실하고 겸손…반가웠다"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여름 경기도 성남의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 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8월 31일 경기 성남에 위치한 ‘안나의 집’ 무료급식소를 찾아 설거지 봉사를 했다.
‘안나의 집’은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로, 매일 최대 800여 명의 홀몸 노인·노숙인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다.
김 신부는 직접 남긴 글을 통해 “며칠 전 안나의 집 앞에 마스크를 쓴 여성 두 분, 건장한 남성 한 분이 나타나 ‘봉사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며 “그분들은 앞치마를 입고 2시간 동안 열심히 설거지를 했다”고 밝혔다.
봉사가 끝난 후 이들 중 여성 한 명은 김 신부에게 “차 한 잔 할 수 있을까요”라고 부탁했다. 김 신부는 이들을 사무실로 안내했고, 한 여성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마스크를 내린 것을 보고 그가 김 여사임을 알게 됐다.
김 신부는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성실하고 겸손하게 봉사하셨기에 참 반가웠다”며 “안나의집 가출 청소년들과 노숙인에 대해 많은 질문과 관심을 가져 주시고 봉사에 관한 체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놀랍고 기뻤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김 신부는 “그분은 급식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고맙다고 인사를 하시고 조용히 떠나셨다. 그날 저는 참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여사가 대동한 두 사람은 경호원 1명과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를 담당하는 직원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사께서 봉사활동을 많이 하시는데 굳이 공개하고 싶지 않아 하셔서 일일이 다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서 “김 여사께서 시설에 가서 봉사로 끝내기보다는 시설 운영상태나 어려움 등 상황을 알면 어려운 이웃들의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수 있을거라는 취지로 이것저것 물어보신 걸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8월 집중호우 피해가 속출했던 수도권을 중심으로 2주간 비공개 봉사활동을 한 바 있다.
또 지난 12일엔 2020년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의 2주기를 맞아 정인이의 묘소가 있는 경기 양평의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