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가총액, 역사상 첫 7000억달러 돌파…리플 질주(종합)
by이정훈 기자
2018.01.04 08:53:53
[이정훈의 암호화폐 투데이]
암호화폐 전체 시총 760조원 넘어…비트코인 비중은 36% `뚝`
리플, 달러거래서 29% 급등…3.2달러까지 올라
빗썸 원화거래서도 사상 첫 4000원 돌파 눈앞
| 최근 12개월간 리플 가격 추이 (그래프=코인마켓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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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연초부터 리플과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들의 약진 덕에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 규모가 70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시가총액 기준으로 비트코인에 이은 2위 암호화폐로 성장한 리플(XRP)이 연초부터 상승세를 재연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3달러선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4000원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4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리플 가격은 이날 오전 8시46분 현재 3758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한때 3942원까지 상승하며 4000원선 직전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24시간만에 25% 이상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이같은 흐름은 달러 거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도 리플 가격은 29%나 뛰면서 3.2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3달러를 넘었다. 이 덕에 리플 시가총액도 1227억달러를 기록하며 1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시가총액인 2510억달러를 절반 가까운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리플은 최근 12개월간 무려 4만9500%에 이르는 급등세를 보였고 지난 한 주간에만 160% 이상 상승하며 최대 알트코인(Altcoin)으로 등극했다.
현재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7130억달러(원화 760조77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전 최고치는 지난해 12월21일에 기록한 6540억달러였다. 이처럼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커지는 과정에서 알트코인들이 약진하면서 비트코인의 비중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실제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이 전체 암호화폐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한 달전 56%였던 것이 현재 36%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시가총액 비중은 역사상 최저 수준이다.
최근 비트코인을 대체할 만한 알트코인이 약진하는 가운데 특별히 리플이 부상하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이 이미 참여하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 은행간 거래 및 지불시스템에 최적화한 코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거래속도도 1초에 7만건에 이르러 금융권 거래에 활용되기 용이하다. 지난해 11월말 스탠다드차타드와 액시스뱅크가 리플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국경간 지급결제 플랫폼을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고 2주전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미국과 유럽에서 산탄데르은행과 함께 리플을 활용한 해외 송금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내 61곳 은행들도 리플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디지털 지급결제시스템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조정기에 오히려 리플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지만 단기 시세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기대도 암호화폐 강세에 한몫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비트코인 ETF 도입을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인데, SEC가 이 승인여부를 두고 외부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3월에도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억만장자인 윙클보스 형제가 SEC에 비트코인 ETF 상장을 신청했지만 당시 SEC는 “비트코인이 사기적이고 조작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한 바 있지만 최근 비트코인 선물이 제도권 내에서 도입됐듯이 ETF 상장도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허용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비트코인의 시장 유동성이나 선물상품 도입을 따른 시세 변동성 축소,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가지는 광범위한 글로벌 인프라에 따른 시세 조작의 어려움 등 때문이다.
이날 캐나다왕립은행(RBC)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향후 10조달러 규모의 생태계로 확대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RBC의 미치 스티브 애널리스트는 이날 “아직까지는 암호화폐가 많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지속적인 기술 업데이트를 통해 방대한 사업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특히 단기적으로 송금이나 특허서비스 부문에서 블록체인이 가지는 탈(脫)집중화가 가장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