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시는 법원에 막혔지만…` 이슬람 7개국 美입국 40% 줄어

by김형욱 기자
2017.04.28 07:48:19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1월 취임 후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통해 이슬람 7개국 시민의 미 입국을 막으려 했으나 미 법원이 이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최근 임시비자 발금 건수는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 이들 7개국 시민에 대한 비자 발급 건수가 지난해 평균보다 약 40% 줄었다고 로이터가 미 27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예비집계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같은 기간 이민을 뺀 미 비자 발급 수가 5% 늘었다는 걸 고려하면 확연히 적은 숫자다. 이란, 이라크,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맨 7개국 국민은 이 기간 비 이민 비자를 3200건 받아 지난해 평균 5700건에 크게 못 미쳤다. 2014~2015년에도 6000건이었다. 미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이를 공개했다.



국무부가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소 이유는 분명치 않다. 신청자 수 자체가 줄었을 수도 있고 신청은 했으나 거부된 비율이 늘었을 수도 있다. 트럼프의 정책과 무관한 일시적 감소일 수도 있다. 또 연평균 자료만 발표하다 월간 수치를 발표한 게 처음이고 나중에 일부 조정될 수 있는 예비치이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은 어렵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비자 발급 수요는 일 년 내내 일정하지 않고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며 “특히 여름이나 겨울 같은 여행 시즌에 몰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은 이와 관련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특별히 많지도 적지도 않은 3월 비자 발급 숫자가 연평균의 40%나 줄었다는 것은 이례적이며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이민 관련 변호사의 분석이다. 미 이민변호사협회의 윌리엄 스톡은 “비자 발급이 거부될 걸 우려한 해당국 시민의 지원 자체가 줄었거나 법원의 행정명령 중단 명령에도 국무부가 발급 거부를 늘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