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훈 기자
2016.05.16 07:42:00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2012년 이후 증권사 우발채무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업계 합산 우발채무 잔액은 24조1000억원으로 2011년 3월 말 대비 22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자본 대비 우발채무 잔액 비중도 21.3%에서 56.6%로 급증해 업계 전반의 부담이 과중하다. 특히 중형사의 우발채무 부담 수준이 크게 증가했다. 자본 5000억~1조원 사이 중형사의 평균 자본 대비 우발채무 부담률은 2011년 3월 말 36%에서 2015년 9월 말 101%로 대폭 늘어났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과 HMC투자증권(001500),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관련 신용공여 비중이 크고 교보증권(030610)은 자본 대비 절대 규모가 과도하다.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이하 미담확약) 비중이 높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위험회피 조치와 담보력 등의 구조적 특성을 고려할 때 총액 대비 실질 부담이 낮다. 그러나 신규 취급 건 중 미담확약 비중이 감소하고 있고 이미 높은 수준의 우발채무 부담을 감안하면 향후 익스포저 증가가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교보증권은 부담하는 익스포저의 질이 동종회사 대비 우수하지만 자본 대비 부담이 매우 커 구조적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HMC투자증권은 우발채무의 양과 질 모두 동종회사보다 뒤처진다. 자본 대비 우발채무가 100%를 웃돌고 우발채무 잔액 대비 신용위험액 총액이 8%를 초과한다. 회사 측은 올해 내 우발채무 잔액을 자본 대비 100% 이내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이 계획이 이행되지 않으면 신용도를 조정할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우발채무 규모는 과도하지만 익스포저의 질은 비교적 양호하다. 하지만 단기신용등급 하락 이후 신규 취급 건의 위험도가 기존과 달라질 우려가 있다.
파생결합증권 자체 헤지 관련 증권사가 부담하는 위험 요인은 가격 산정과 헤지 운용의 기초가 되는 모델에 오류가 있을 위험(모델 리스크)과 실제 헤지 운용 시 시장 변화에 대처하지 못할 위험(운용 리스크), 시장 변동성이 예상을 크게 벗어날 위험(꼬리 리스크) 등이다. 파생결합증권은 운용능력과 위험 관리 능력이 필요한 상품으로 위험 대처능력 없이 발행하거나 운용하는 것은 ‘헤지’가 아닌 ‘투기’다. 특히 시장 상황에 따라 예상 외의 손실이 발생하는 꼬리 리스크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는 발생확률이 낮다고 해도 발생 시 손실 규모가 매우 크다.
작년 말 기준 17개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포트폴리오 분석 결과 운용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자체 헤지·원금 비보장 상품 규모를 자본완충력 이내로 줄이고 상품구조와 기초자산의 과도한 집중도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작년 말 현재 매도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 5조원 이상 회사는 NH, 대우, 신한, 미래, 삼성, 하나, 현대, 한투, 대신증권 등 9개사이며 그중 자본 대비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 비중이 300% 이상인 곳도 NH와 신한, 하나, 대신, 신영, KB 등 6개사에 달한다.
현재 파생결합증권 관련 위험 요인이 증권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우호적 시장 상황하에서 발생한 운용 손실 규모는 대부분 증권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향후 관련 손실도 제한적이고 유동성 위험도 크지 않다. 다만 △자체 헤지 발행잔액이 자본의 100% 이상 △자체 헤지 상품 중 원금비보장 구조 발행잔액이 자본의 50% 이상 △포트폴리오 내 특정 기초자산에 대한 집중도가 과도한 경우 해당 발행사의 헤지 운용성과와 관련 손익을 관찰하고 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3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문의: stoc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