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LNG 운반선 화물창 시스템 독자개발 성공

by최선 기자
2016.05.11 09:14:13

척당 120억원 로열티 절감 효과 예상
원가 경쟁력 확보로 수주 경쟁에서 유리

[이데일리 최선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한국 조선업계 숙원사업이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화물창 시스템(Cargo Containment System)을 독자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LNG운반선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건조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LNG 화물창 시스템인 ‘DCS16(DSME Cargo Containment System 16)’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대우조선은 외국에 지불하던 척당 120억원 상당의 로열티를 절감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그동안 한국 조선업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선을 건조해왔지만 핵심 기술인 화물창 시스템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다.

대우조선은 수주 경쟁에서도 경쟁사보다 한발 앞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 판매 등을 통한 인증료 수익도 추가로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선주 입장에서는 발주 시 기존 시스템과 DCS16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번 기술 개발을 주도한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은 “지난 20여년 동안 100척에 가까운 LNG선 건조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자체 연구 성과 등을 접목해 이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기존 기술보다 품질과 안정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DCS16은 이미 국내·외 선급들로부터 제약 조건 없는 설계 승인(General Approval)을 받아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국제해사기구(IMO)의 최신 IGC(International Gas Code) 규정을 충족하는 등 안정성도 확보했다. 현재는 미국 해양경비대(USCG) 승인과 관련해 실제 선박 수주 체결 시 이뤄질 최종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선주사 등 시장은 DCS16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영국 BG(British Gas)를 합병한 세계 최대 규모 에너지 기업 쉘이 자사 LNG 프로젝트에 DCS16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공식 승인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국제 에너지 시장 내 파급 효과가 상당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우조선은 주요 선급·LNG 관련 기업과 협력해 DCS16에 대한 품질보증과 점검, 자재 승인을 담당할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절차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엄항섭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장(전무)은 “로열티가 없는 독립 기술인 DCS16를 활용해 LNG 산업 분야 내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중소 조선소·기자재 업체 및 연구기관으로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 산학연 전체의 상생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LNG 운반선의 화물창 모습. LNG 운반선은 이같은 화물적재 용기에 LNG를 담아 운반한다. 대우조선해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