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13.12.21 13:11:01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신용평가업계가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책에 대해 불확실성을 해소한 것은 긍정적이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실적이 개선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은 S-Oil 지분과 항공기 13대, 부동산 등을 매각해 3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117930)에 1000억원을 추가 대출하고 내년 상반기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4000억원 내외로 참여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 대해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모두 긍정적으로 봤다. 비영업자산인 S-Oil 주식과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 재무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NICE신평은 대한항공의 자산매각 계획이 성공할 경우 9월 말 연결기준 749.7%이던 부채비율이 620% 내외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추측만 난무했던 한진해운 지원 규모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한 것을 긍정적이라는 평이다. 한신평은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 규모가 예상했던 수준보다 소폭 증가했다”라며 “지원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NICE신평은 “대한항공의 재무적 지원과 함께 한진해운이 일부 터미널 지분 유동화 등으로 자구노력에 나서 한진해운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 수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진해운의 지원이 대한항공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대한항공의 자체 유동성 확보 노력이 동반된 점을 고려하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지원”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문제는 두 기업의 실적 개선 여부다. 그룹 주력사인 대한항공은 고수익 노선의 수요 감소와 화물부문의 수요 침체 등으로 별도기준 3분기 누적 조정영업적자(EBIT) 338억원을 기록했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업황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2011년 이후 누적 영업적자가 8418억원에 이른다.
이에 NICE신평과 한신평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에 핵심적 요소는 영업실적 개선을 통한 수익성 개선 여부를 꼽았다. 특히 한신평은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로서 경영 참여 가능성을 현실화할 경우 신용위험 연계 정도가 더욱 증가한다”며 “한진해운의 실적과 신용위험 등이 대한항공 신용도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