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안철수, 민주당에 "너무 근시안적 접근"

by정다슬 기자
2013.05.18 15:45:16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오는 10월 재보궐 선거에서 독자세력화를 선언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기성정치에 동참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안 의원은 기성정치를 ‘기득권 정치체제’, ‘금권 정치’, ‘폭언정치’라고 칭하며 “지금 정치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18일 광주 시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우리는 제도적·절차적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왔지만, 막상 정치행태와 문화는 그 제도와 절차에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오늘의 모순을 버려두고 심화·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재보궐 연대 움직임과 관련, “어떤 한 부분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은 굉장히 근시안적인 접근”이라며 “여야로 나뉜 상태에서 또 나뉘어 서로 권력을 쟁취하겠다고 싸우기보다는 더 시야를 넓혀 나라 전체를 바라보고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안 의원과의 일문일답.

- 오늘은 추모의 자리다. 내가 광주에 온 이유는 5·18 기념식에 참석해 추모를 드리기 위해서지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는 아니다. 방금 여러 가지 인재의 조건에 대해 말씀드린 것은 비단 나만을 위한 기준은 아니다. 이런 분들이 우리나라 정치계에서 헌신하고 일해야 우리나라 정치가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머니회부터 찾아 인사드렸던 것은 손이라도 한 번잡고 위로의 말씀을 건네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른 어떠한 정치적 의미 생각하지 않았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은 우리 역사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규정짓는 아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그것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용납해선 안 된다. ‘임을 위한 행진곡’도 여러 번 말했다. 이미 시민 속에서 문화·전통으로 자리 잡고 많은 분이 인정하고 있는 사안을 구태여 정부가 다른 쪽으로 규정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

-어떤 그릇을 만들어 놓고 사람들을 채운다는 생각이 아니라 아까 말씀드렸던 세 가지 생각을 공유하는 분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 형식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분들도 있지만, 문호를 개방해 더 많은 분과 이야기 나누고 우리나라의 발전 위해 고민을 공유하고 싶다.

-민의를 지금 제대로 우리 정당이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다시 정상적인 정당정치로 회복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던 끝에 나온 답이 정당보다 사람을 보고 뽑는 것이다. 그다음부터는 정당들이 온 힘을 다해 사람을 뽑으려 노력하고 정당은 민의를 반영하는 정당이 된다는 생각이다.

-정치권 내에서 누가 어떤 부분을 나누고 한 부분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은 굉장히 근시안적인 접근이다. 정치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경제 역시 바로잡지 않으면 더는 지속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모두 느끼고 있다. 여야로 나뉜 상태에서 또 나뉘어져 서로 권력을 쟁취하겠다고 싸우고 있다. 좀 더 시야를 넓혀 나라 전체를 바라보고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

-민주당의 문제의식은 옳다. 다만 민주당이 문제의식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해법을 실천해 을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 그걸 피부로 와 닿게 해줬으면 좋겠다.

-광주는 대한민국 근대사의 변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곳이다. 광주는 이념 과잉과 지역 갈등 속에서 피해자일 수도 있다고 본다. 광주는 우리나라 역사의 고비마다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듯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