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애플 승리, 혁신의 중요성 일깨웠다"

by김기훈 기자
2012.08.26 16:20:10

美언론, 애플 승리는 경쟁업체 모방 막는 효과
FT, 삼성에 부정적 논조 또 한 번 드러내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간 특허소송과 관련, 미국 법원이 애플의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혁신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소송을 거울삼아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모방을 자제하고 좀 더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미국 언론들은 속으로는 자국 기업인 애플의 승리를 반기면서도 겉으로는 혁신의 중요성에 의미를 두는 데 주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판결이 나온 직후 정보기술(IT)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애플의 승리는 경쟁업체들의 과도한 모방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이번 평결을 계기로 삼성과 애플 간 재판의 무게추가 애플로 쏠린다면 삼성을 포함한 다른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애플 제품과 더 구별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삼성과 애플의 재판의 핵심은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는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은 이번 소송 결과는 삼성의 단순한 패배가 아닌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스마트폰업체 모두에 충격을 줬다고 판단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의 점유율은 68%로, 17%의 애플 iOS를 압도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장 격인 삼성의 패소는 타 업체들에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한국 대기업들에 부정적인 논조를 취해 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이 간극을 메울 수 있을까?(Can Samsung bridge the gap?)’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삼성은 이번 패소로 다른 업체들의 혁신을 따라가는 것이 스스로 창조하는 것보다 나은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FT는 지난 9일 자 렉스 칼럼을 통해 이번 소송은 삼성이 머리 좋은 모방자인지, 진정한 혁신자인지를 가려줄 기회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글로벌 IT 패권 경쟁에서 뒤처진 처지의 일본 언론들은 이번 소송에 대해 뚜렷한 평가를 하기보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데만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