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형수 기자
2012.03.11 13:39:06
녹십자 이수앱지스 안트로젠, 올해 안으로 희귀병 치료제 상용화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희귀병 치료제, 국산화로 약값 인하와 공급 안정 기대
국내 개발업체, 초기 시장 안착 전망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국내 바이오 업체가 잇달아 줄기세포 치료제 품목허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희귀병 치료제 상용화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에서 희귀병 치료제 개발업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녹십자(006280) 이수앱지스(086890) 안트로젠 등이 희귀병 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희귀병은 일반적으로 국내 환자 수가 2만명 이하이며 적절한 치료방법이 개발되지 않은 질환을 뜻한다. 환자 수가 적기 때문에 신약 개발사들이 적극적으로 치료제 개발을 나서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바이오 제약회사인 젠자임사와 같은 일부 제약사가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녹십자가 올해 초 삼성서울병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품목허가를 승인하면서 국내 업체의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헌터 증후군은 운동성 저하, 지능 저하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이다. 전세계에서 단 1개의 치료제만 개발돼 독점적 시장을 형성해왔다. 우리나라는 현재 연간 300억원에 달하는 치료제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녹십자가 개발 성공함에 따라 수입 대체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녹십자는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시장에도 진출해 시장 점유율 50%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희성 한화증권 스몰캡팀장은 "희귀병 치료제 시장이 다국적 제약사가 뛰어들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가 개발에 성공하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소 수백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신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신약 개발업체 이수앱지스도 고셔병 치료제 `ISU302`의 임상 2상을 종료하고 품목허가를 거쳐 이르면 올 하반기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효소의 결핍에 의해 일어나는 유전병인 고셔병은 전세계적으로 1만 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젠자임사가 독점하고 있으며 고셔병 환자들은 한병에 100만원을 호가하는 주사액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투여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46억원에 불과했던 이수앱지스는 `ISU302` 출시 이후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고셔병 치료제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만 확보해도 매출 증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광약품 관계사인 안트로젠은 지난 1월 크론병 치료제 큐피스템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가수 윤종신이 걸렸다고 밝혀 주목받은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 어디에서든 생길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이다. 안트로젠은 올 상반기 안으로 큐피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상윤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희귀병 치료제는 몇몇 특정 제약사가 독점하면서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며 "녹십자와 이수앱지스 등이 상용화하면 약값 인하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귀병 치료 지원을 하고 있는 정부와 환자 모두 국내 제약사의 개발을 반기고 있기 때문에 초기 시장 안착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