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혜미 기자
2010.11.22 10:12:44
거래세율 15% 인상·모기지 상한 하향 등 대책 발표
20일 이후 주택거래량 급감.."대책, 예상보다 강해"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사업가인 윌리엄위씨는 최근 홍콩 주룽지구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 거래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1100만홍콩달러(미화 140만달러)에 사기로 합의를 봤다. 그러나 계약을 앞둔 지난 주말 홍콩 정부가 부동산 거래세를 대폭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아파트 구입 계획은 없던 일이 됐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은 홍콩 정부가 부동산 거래세율을 20일부터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15%포인트 상향하는 내용의 부동산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대책에 따르면 주택 구입 이후 6개월 안에 매매할 경우에는 15%, 6~12개월 사이에 매매할 경우는 10%, 12개월 이후에는 5%가 추가 부과된다. 기존 부동산 거래세율이 최고 4.25%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고 19.25%로 높아진 셈이다.
이와 함께 홍콩 통화관리국(HKMA)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를 받을 수 있는 상한액을 낮췄다. 주택 가격이 1200만홍콩달러를 넘을 경우 최대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주택가격의 60%였지만 50%로 낮췄고, 800만~1200만홍콩달러 사이일 경우에는 70%에서 60%로 하향 조정했다. 이보다 저가의 주택인 경우에는 기존과 동일한 70%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은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홍콩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홍콩 주택가격은 지난 2009년 이후 50% 이상 급등했으며, 정부가 올들어 잇따른 부동산 대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9개월 동안 평균 15% 올랐다.
이에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은 홍콩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지속될 경우 거품이 폭발할 수 있다면서 부동산 거래세 인상 등의 조치를 권고한 바 있다.
이번 대책은 발표된 직후 부동산 거래가 뚝 끊기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한 부동산 거래업소 중개인은 "사무실이 이렇게 조용한 것은 처음 본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센탈라인 프로퍼티에 따르면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20~21일 이틀간 주요 지역의 기존 주택 거래량은 10채에 그치면서 전주대비 83% 감소했다. 바로 전주에는 59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웡륭싱 센탈라인 부장은 "이번 4분기에 주택 거래량은 10~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집값은 최소 5%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크레디트 스위스(CS)도 올 연말까지 집값이 5%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커슨 륭과 조이스 궉 CS 애널리스트는 22일 보고서에서 "예상보다 강력한 대책이 부동산 투기를 냉각시키면서 단기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올 연말까지 부동산 거래량이 4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