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개발실에서 벌어진 `아바타` 소동

by류의성 기자
2010.05.19 09:19:05

지난 13일 캐머런 감독 삼성전자 방문
TV개발 연구원들 `기지` 발휘..캐머런 감독 만남 성사
캐머런 감독 삼성 3D LED TV 극찬..연구원들 도전 격려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지난 13일 오후 4시쯤 삼성전자(005930) 수원사업장 디지털시티.

이날 오후 디지털시티 개발실에 근무하는 연구원들 사이에 때아닌 소동(?)이 벌어졌다.

3D 영화 `아바타`를 만든 제임스 캐머런 감독 일행이 개발실을 방문할 지도 모른다는 `설(說)`이 흘러나왔기 때문.

캐머런 감독은 제대로 된 3D 영화를 만들고자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모든 것을 쏟아부은 인물. 결국 3D산업에 혁명을 가져왔다고 평가받는 영화 `아바타`를 만들어냈다.

캐머런 감독의 집념은 세계 최고의 TV를 만들겠다는 개발실 연구원들의 목표와 통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연구원들은 그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설레임에 들뜨기 시작했다.
 



 
 
 
 
 
 
 
 
 
 
 
 
 
 
 
 

그 시각 제임스 캐머런 감독 부부와 빈스 페이스 3D 촬영감독 등 일행은 윤부근 삼성전자 VD사업부 사장의 안내를 받으며 삼성 TV 역사관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나 개발실에는 실망과 탄식이 터져나왔다. 개발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개발실에는 들르지 않는 것으로 정해졌다는 방침이 전해졌기 때문.

그때 갑자기 한 연구원이 개발실을 뛰쳐나갔다가 대형 종이를 들고 나타났다.  그는 종이에 영어로 다음처럼 써내려갔다.

"나는 당신의 열렬한 팬이다. 터미네이터(영화) 때부터 팬이었다. 만나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어서 안타깝다. 개발실 연구원들을 위해 싸인 하나 부탁한다."

그리고는 캐머런 감독의 팬임을 입증이라도 하듯 DVD 2개를 꺼내들었다. 영화 `터미네이터`와 `아바타` DVD였다. 종이와 DVD를 캐머런 감독 일행의 다음 행선지인 홍보관 앞에 놔뒀다. 터미네이터 DVD는 아예 플레이시켜 방영되도록 해놨다. 


 
 
 
 
 
 
 
 
 
 
 
 
 
 
 
 
 
 
 
 




호기심많은 캐머런 감독은 홍보관에서 자신이 만든 영화 터미네이터가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도 반가워했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크게 웃으며 그 연구원의 메시지를 부인인 수지 에이미스와 함께 읽었다고 한다.

캐머런 감독은 윤 사장과 삼성전자 관계자들의 양해를 얻어 TV개발실로 향했다. TV개발실은 난리가 났다. 그 몇십분 동안 개발실 분위기는 기대 → 실망 → 환호로 바뀌었다. 

캐머런 감독은 30여명의 연구원들에게 일일히 싸인을 해주며 악수를 나눴다. 잠시동안 얘기도 나눴다. 캐머런 감독은 연구원들의 열정과 도전에 경의를 표한다는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캐머런 감독은 3D 구현을 위해 많은 고민을 했던 기술적 부분들을 삼성이 많은 부분 해결책을 갖고 있다는 점을 놀라워하면서 이를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캐머런 감독은 3D 영화 제작과 촬영 기술에 있어서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노하우를 갖고 있음에도 참으로 겸손한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영화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캐머런 감독은 평상시 100여명의 3D 영화 관련 인력들과 함께 일한다고 한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걸리면 1900여명 이상의 우수 인력들이 그와 함께 일하고 싶어 모여든다. 그가 얼마나 겸손하면서도 실력있는 제작자인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 이 관계자 얘기다.
 
한편 캐머런 감독 일행은 윤 사장의 안내를 받으며 삼성전자의 최신 휴대전화 등 다양한 최첨단 제품과 신기술을 체험하며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방문 일정을 마감했다.

캐머런 감독의 부인인 수지 에이미스 캐머런이 삼성전자의 최고급 3D LED TV인 9000 시리즈`를 보고 원더풀을 연발했다.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싶다"고 극찬했다.

9000시리즈는 고품격 스테인리스 메탈 소재에 세계에서 가장 얇은 7.98mm의 초슬림 두께를 자랑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의 뜻대로 캐머런 감독 부부는 9000시리즈를 크리스마스선물로 받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