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mp 2020)삼성③ `지금의 꿀맛에 취해선 안된다`

by조태현 기자
2010.03.22 10:15:02

LED·AMOLED·2차전지 등 향후 10년 신성장동력 가시화
태양전지·바이오로 `10년 후 10년`도 챙긴다
[이데일리 창간10주년 특별기획]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휴대전화하면 생각나는 기능은 뭘까? 통화 기능과 문자메시지, 여기에다 이메일 확인, 인터넷 검색 같은 일부 최신기능이 언뜻 떠오른다.
 
조금 더 들어가면 동영상 재생, MP3 재생, 모바일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기능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본다`라는 개념이다.
 
`보는 휴대폰`에 착안해 개발된 제품이 바로 `햅틱 아몰레드(해외명 삼성 제트)`다. 이 제품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라고 불리우는 AMOLED 패널이 적용됐다. 기존 LCD 패널보다 4배 이상 선명하며, 스스로 빛을 내는 휴대폰이다. 
 
삼성전자는 AMOLED를 알리기 위해 `자체발광`, `보는 휴대전화` 등의 카피로 소비자에게 접근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삼성전자가 최초로 채용한 AMOLED는 MP3플레이어, PMP(포터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등의 제품에도 탑재됐다. 모바일 기기의 고화질 시대를 열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 AMOLED보다 5배 선명한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를 공개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0`에서였다.

행사장에 전시된 슈퍼 아몰레드에는 항상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삼성전자가 사용한 AMOLED는 삼성SDI에서 분사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제품이다.


삼성SDI는 지난 2008년 소형 LCD와 AMOLED 사업부를 분할했다.
 
그리고 삼성전자 LCD사업부에서 떨어져 나온 중소형 LCD 사업과 합했다. 이래서 탄생한 기업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다. 

삼성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AMOLED에 주목했고, 이에 집중한 사업 전략이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앞으로의 `먹을거리`, 즉 신성장 동력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과거 삼성은 반도체와 LCD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찾아냈다.  그리고 과감한 투자를 반도체와 LCD를 삼성의 대표사업으로 성장시켰다. 
 
메모리사업에서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가 됐고, 비메모리반도체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005930) LCD사업부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2조2800억원. 하나의 사업부가 국내 손가락안에 드는 대기업들의 연 매출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삼성은 그러나 지금 이같은 꿀맛에 취해선 안된다며, 새로운 먹을거리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앞서 언급한 AMOLED, LED(발광다이오드), 2차전지 등이다. 

삼성은 지난해 4월 LED 사업을 전담할 `삼성LED`를 공식 출범시켰다.

삼성LED는 삼성전기(009150)와 삼성전자가 LED사업의 일류화를 위해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LED TV의 가장 큰 특징은 `핑거슬림`. 말 그대로 TV의 두께가 손가락 두께만큼 얇다는 뜻이다. 이 제품의 두께는 29mm에 불과하다.

이러한 두께는 삼성LED에서 생산한 LED BLU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 LED TV 성공의 가장 큰 힘은 삼성LED였던 셈이다.

LED는 친환경적이며 수명이 길고 소비전력이 적어 기존의 광원을 대체할 `미래의 빛`으로 주목받고 있다.

LED 시장이 급속도로 커짐에 따라 삼성LED의 매출액도 급증하고 있다. 삼성LED는 지난해 2분기 1470억원, 3분기 1832억원, 4분기에 2247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삼성LED의 올해 매출액은 1조 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AMOLED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2차전지 사업은 어느덧 삼성SDI(006400)의 주력사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이 현재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LED, AMOLED, 2차전지 등은 앞으로 10년 안에 급속히 성장해 성숙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사업이다.

물론 고속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또 다른, 앞으로 10년 후의 10년을 준비하는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그 대표주자가 바로 태양광 발전 관련 제품, 그리고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등 헬스케어 관련 제품이다.


삼성의 태양광 발전 관련 사업은 삼성전자의 LCD사업부가 담당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993년부터 태양광 관련 사업을 검토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경기도 기흥 사업장에 연 30메가와트(MW)급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연구개발라인인 PV(PhotoVoltaic) 라인을 가동했다.

이를 통해 사업화를 위한 기술과 양산성 검증에 나선 상태다. 다만 본격적인 사업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원기 삼성전자 LCD사업부 사장은 "태양전지 양산라인 구축과 관련해 아직 사업화를 뚜렷하게 결정하지 않았다"며 "현재 PV라인에서 생산된 태양광 모듈을 탕정 사업장 옥상 등에서 시범 사용하는 정도의 단계"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바이오시밀러 등 헬스케어 사업화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첫 단계는 바이오시밀러 사업. 바이오시밀러는 특허 기간이 끝난 바이오 의약품의 구조와 제작법을 모방한 제품을 뜻한다. 투자금액이 많고 개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바이오 신약보다 가격이 저렴해 시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바이오시밀러 분야를 국책연구과제로 지식경제부에 신청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헬스케어 사업을 위한 전담팀 `HME(Healthcare and Medical Equipment)`을 설립했다.

이와 더불어 세종시에 2조500억원을 투자해 헬스케어와 U헬스 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사업이 삼성의 `10년 후 10년`을 책임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0월30일은 삼성그룹의 `맏형` 삼성전자 창립 40주년이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매출액 4000억달러와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영속 가능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삼성의 기업가치는 신성장사업의 안착과 성공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스마트폰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의 시가 총액은 1900억달러(한화 약 210조원)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125조원을 뛰어넘는다.

애플의 지난 2009년 매출액은 421억달러 수준.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1171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려 애플의 세 배에 가까웠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애플의 세 배 가까이 되는데도 시가총액은 오히려 애플이 85조원 가량 더 많다.
 
삼성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는 점이 이런 부분에서 드러난다. 

삼성은 지난해 하나의 가능성을 시장에 보여줬다. 삼성 LED TV가 바로 그것. 경쟁사보다 앞서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만들었고,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또 최근에는 3D LED TV를 글로벌 출시하며, 또 하나의 도전장을 세계 시장에 던졌다. 끊임없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 가는 삼성의 저력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한국을 넘어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