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07.05.14 09:49:18
건설업체, 고분양가 펜트하우스 후분양
분양가 일반분양 최고 2배..''편법''논란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펜트하우스의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들 물량을
따로 분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자치단체의 분양 승인을 쉽게 통과하기 위한 일종의 편법이란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우건설(047040)은 지난 7일 대구시 달서구 감상동에서 분양한 월드마크웨스트엔드' 주상복합아파트(994가구) 펜트하우스(83-110평형) 20가구를 빼고 분양했다.
이 아파트 39-69평형 분양가는 평당 990만-1200만원대로 펜트하우스를 빼고도 이 지역 최고가를 경신했다. 회사측은 최고급 아파트임을 강조하며 펜트하우스 분양가를 평당 15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 분양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05년 11월과 12월 초에 대구시 수성구에 아파트를 분양한 월드건설과 두산건설(011160)도 일반 아파트만 분양한 채 펜트하우스 분양은 미뤄둔 상태다.
월드건설은 2005년 11월 '월드 메르디앙' 600가구를 분양하면서 복층으로 구성된 82평형 6가구 분양을 미뤘다. 이 당시 월드건설은 평당 1300만원을 제시한 반면 구청은 평당 1100만원 안팎으로 인하할 것을 요구했다. 월드건설은 최근 펜트하우스를 분양하기 위해 평당 1300만원 선에 분양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2005년 당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역대 최고가로 분양해 화제를 낳았던 두산건설(011160)의 수성구 범어동 '두산 위브 더 제니스'도 펜트하우스를 후분양으로 돌린 케이스다.
'두산위브 더 제니스'는 지하 5층~지상 54층 9개동으로, 49~100평형 1494가구로 돼 있다. 이 중 분양이 미뤄진 물량은 펜트하우스 87~100평형 13가구다. 당시 업체는 평당 분양가를 1790만원에 책정했지만 관할 구청의 인하 요구에 분양을 미뤘었다.
두산건설 측은 준공 때까지 시장 상황,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분양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이 펜트하우스를 별도 분양하는 데는 분양가격이 일반 물량보다 최고 2배 가까이 비싸기 때문이다.
작년 영조주택이 부산에서 분양한 퀸덤 2차 펜트하우스(88평형) 분양가는 평당 2000만원으로 같은 단지 일반 평형(평당 1050만원)의 2배에 육박했다.
또 코오롱건설이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분양한 하늘채 골든비치도 30-40평형대 일반 단지는 평당 900만~1300만원선이었다. 그러나 91, 103평형 펜트하우스 3가구의 분양가는 이보다 2배 가까이 비싼 평당 1800만~1970만원 선에 달했다.
결국 건설업체들은 분양승인 과정에서 언론과 시민단체 등의 고분양가 논란을 피하고, 일반 분양 물량의 승인을 위해 고분양가의 펜트하우스를 별도 분양하고 있는 것이다.
또 나중에 펜트하우스를 분양할 때도 '특정 계층을 위한 아파트'라는 인식이 강해 가격을 높게 책정해도 거부감이 덜하고 여론의 주목도 떨어진다는 점도 별도 분양이 확산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펜트하우스를 준공 이후 분양을 고려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모 건설사는 펜트하우스 가구수가 10여개 이하라는 점을 들어 임의분양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준공 후에 별도의 분양승인을 받지 않고 임의로 분양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펜트하우스도 반드시 분양승인을 받고 공개분양해야 하며, 지자체 역시 분양가의 적정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