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명수 기자
2001.11.12 10:54:05
[edaily] JP모건은 9일자 경제보고서에서 3분기에 한국 경제가 싱가포르, 대만과 달리 안정적이었던 것은 기업의 비용절감과 낮은 재고 수준, 수출 다변화 때문이라며 한국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침체로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Korea treading water, but at least not sinking)
JP모건은 외부의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상대적으로 건전한 내수가 뒷받침돼 균형을 이뤘다며 경기가 추가로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정부의 재정이 건전한 편이어서 재정확대에 의한 경기 자극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P모건은 싱가포르, 대만은 98년 침체를 다시 겪고 있으나 한국은 지금까지 "리세션"을 피해왔다며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강력한 내수. 한국은 중국, 인도 다음으로 최소한의 오픈 이머징 경제다. 이는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 플러스 요인이다.(Next to China and India, Korea is one of the least open Emerging Asia economies. a plus at a time of collapsing global trade growth.)
98년과 달리 내수가 견고한 것은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완만하지만 적절하게 비용을 절감해왔는데 이는 과잉생산 문제가 98년처럼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로 한국 기업의 비용절감은 노동비용 절감(노동시간, 고용 등)보다는 자본비용 절감에 맞춰졌다.
둘째, 재고 상황이 우호적이다. 97~98년 외환위기 이후, 생산자들은 높은 생산 증가 속도에 비해 재고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도소매를 포함한 전반적인 재고도 지난 4년간 하락 추세를 나타냈다. 최종 수요가 줄어들어도 재고 수준이 낮으면 생산 침체의 깊이와 정도가 제한된다.
셋째, 수출 다변화. 한국은 전자제품 수출 의존도가 높지만 대만 또는 싱가폴이 반도체 사이클에서 겪는 어려움보다는 덜한 편이다. 특히 자동차, 핸드폰 등 일부 소비품목이 전선, 반도체 수출 감소를 보충해 주고 있다.
JP모건은 그러나 98년과 같은 "신속한 경기 회복"은 아직은 의심스럽다며 최근 생산 증가가 계절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고 해외 경제환경도 지속적으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한국은 상대적으로 강력한 내수로 인해 경쟁 국가들보다 우위에 있으나 소비심리의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은 한국의 노동 시장 환경과 주식시장을 볼 때 소비는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라며 저금리로 인한 건설투자와 주택수요, 재정확대 등이 경제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