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16년래 첫 5% 돌파…고금리 길어진다(상보)
by김정남 기자
2023.10.20 08:43:44
[이데일리 김정남 이소현 기자]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6년여 만에 처음 5%를 돌파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001%까지 상승했다. 지난 2007년 7월 이후 16년3개월 만에 처음 5%를 넘어선 것이다. 미국 시장 마감가는 4.989%로 전거래일 대비 8.8bp(1bp=0.01%포인트) 뛰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을 인용해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찍었다고 전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 세계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 역할을 한다. 미국 국채금리가 뛸 경우 각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학자금대출, 자동차대출 등 장기금리와 연동돼 있는 대출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채금리가 크게 등락할 경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이 덩달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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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간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는 매파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며 “최근 몇 달간 좋은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정책이 너무 긴축적으로 느껴지는가”라고 되물은 후 “아니(no)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국채금리 고공행진은 미국 경제가 예상 밖 강세를 보여서다. 지난 17일 미국의 깜짝 소비 호조 지표가 나온 이후 금리는 급등했고, 급기야 5%까지 넘어섰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는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기준) 전망치를 5.4%로 제시했을 정도다.
더 주목할 것은 국채금리가 앞으로 더 뛸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밥 프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다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금리 상향 추세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