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빚 1000조 시대 눈앞…“日 닮은꼴 우려” Vs “재정 더 풀어야”

by최훈길 기자
2020.09.26 13:45:00

[기획재정부 주간계획]
29일까지 재정준칙 발표
29일 통계청 8월 산업동향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다음 주에는 국가채무, 재정수지 등을 일정 한도로 통제하는 재정준칙이 발표된다. 나랏빚이 과도하게 불어나지 않도록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규정이 공개되는 것이다. 재정당국은 재정지표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재정준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만큼 재난지원금 등 재정 지출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에서 4차 추경의 추석 전 지급 방침을 밝혔다. 여야는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7조8147억원 규모의 4차 추경안을 처리했다. 추경 재원 대부분을 국채로 충당하면서 국가채무는 846조원을 넘어섰다. 뉴시스 제공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오는 29일까지 재정준칙을 발표할 예정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걱정과 고민이 어느 부서보다 많다”며 “9월말 (재정준칙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지원금이 반영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이후 올해 국가채무는 846조9000억원(GDP 대비 43.9%)으로 증가했다. 작년 국가채무(740조8000억원)보다 1년 새 106조원 넘게 급증한 수준이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당시 국가채무(660조2000억원)보다 3년 새 186조원 넘게 증가한 규모다.

이데일리가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발표한 재정 보고서(Fiscal Monitor 2020)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은 올해 46.2%로 35개국 중 26위로 재정 여력이 있었다. 35곳 평균은 122.4%다. 우리나라가 과거 그리스처럼 ‘국가재정 파산’ 사태가 당장 나타날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일반정부 부채는 국가채무(D1, 중앙·지방정부 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채무를 더한 것으로 국가 간 부채 수준을 비교할 때 사용하는 지표다.

그러나 IMF는 일반정부 부채 비율이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36.7%에서 2021년 49.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2017년 대비 2021년 부채 증가율은 34%로 IMF가 집계한 주요 35개국 중 5위를 기록했다. 35개국 평균은 16.7%다. 부채 증가 속도가 가파른 셈이다.

문재인정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 특위 위원을 맡았던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선제적으로 적시에 충분한 세입을 확충하지 않으면 일본처럼 슈퍼채무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국가신인도 급락과 더불어 높은 채무 비율을 감당하지 못하고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정준칙은 이같은 국가채무 비율이나 재정수지 적자에 대한 상한선 등을 정해놓고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한국, 터키를 제외한 34개국을 비롯해 전세계 92개 국가가 재정준칙을 도입했다.

앞서 기재부는 2016년 정부 입법으로 재정준칙 내용을 담은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을 추진했다. 이 법안은 국가채무 비율을 45% 이하,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하지만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한 이후 기재부는 해당 법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고 20대 국회에서 결국 폐기됐다.

내주에 발표되는 재정준칙은 2016년보다 완화된 ‘유연한 재정준칙’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등 재난 상황에서 재정 지원이 불가피한데, 법으로 재정지출을 제한한 경우 후유증이 생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홍 부총리는 “긴급 재난이나 위기 시 재정준칙이 탄력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재정준칙 관련해 △재정수지·국가채무 등의 수치를 법이 아닌 시행령으로 규제하는 방식 △경기침체, 코로나19 등 재해가 있을 경우 예외 규정 적용 △의무지출 도입 시 재원 확보 방안을 함께 마련하는 ‘페이고(PAY-GO)’ 원칙을 적용하되 유예 기간을 두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해당 재정준칙을 발표하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당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재정지출을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 방향이 필요하다”며 “이 시점에 재정준칙을 만들면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재난지원금을) 50번 100번 지급해도 국가부채 비율이 100%를 넘지 않는다”며 “여러 외국과 달리 국민 1인당 겨우 20여만 원을 지급한 우리나라는 2차 재난지원금은 물론 3차 4차 지급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채무가 급속도로 증가하는데도 이를 관리할 기준 자체가 없는 것은 큰 문제”라며 “국가채무 비율을 45% 이하,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하로 통제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계청은 29일 8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앞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1% 증가했지만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각각 6.0%와 2.2% 감소했다. 8월 산업활동동향에는 8·15 광복절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 상황이 반영될 전망이다.

다음은 기재부, 통계청, KIEP 주간 주요일정 및 보도계획이다.



△28일(월)

08:00 4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 겸 제1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경제부총리·1차관, 정부서울청사)

10:00 확대 간부회의(부총리·1차관·2차관, 비공개)

10:30 제1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결과 브리핑(1차관, 서울청사)

13:20 추석맞이 민생 현장방문(부총리, 비공개)



14:00 긴급복지 현장방문(1차관, 비공개)

14:00 재정관리점검회의(2차관, 서울청사)

18:00 KBS 통합뉴스룸 출연(2차관, KBS)

△29일(화)

10:00 국무회의(부총리, 세종청사)

△28일(월)

09:00 오늘의 세계경제-독일 통일 30년: 경제통합의 성과와 과제(KIEP)

09:00 마스크 및 손소독제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

09:00 한국판 뉴딜 UCC 영상공모전

10:30 제1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12:00 KOSTAT 통계플러스 2020년 가을호

12:00 2020 고령자통계

12:00 KDI 북한경제리뷰(9월호)

14:00 기획재정부 확대간부회의

14:00 제21차 재정관리점검회의

16:00 환매조건부 외화채권 매매를 통한 외화유동성 공급 제도

16:00 김용범 1차관, 긴급복지 현장 방문

17:00 홍남기 부총리, 추석맞이 민생현장 방문

△29일(화)

08:00 2020년 8월 산업활동동향

09:00 2020년 8월 산업활동동향 및 평가

09:00 하반기 토론형 국민참여예산 발굴 본격 실시

10:00 오늘의 세계경제-유럽 그린딜과 한국 그린뉴딜 비교 분석 및 시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