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관용 기자
2017.08.08 07:53:19
골프병, 농사병...공관병이 노예냐?
50명 쓰는 내무실, 냉장고 10대 갖춘 호화 공관
경제부총리도 관사쓰는데 장성은 공관 생활
군 공관 폐지라자는 주장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공관병 ‘갑질’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박찬주 대장(육군 제2작전사령관) 부인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내에 있는 검찰단에서 15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고 8일 오전 1시경 청사를 떠났다. 박 대장 부인은 전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며 “정말 아들 같이 생각했다. 미안하다”고 때늦은 후회를 했다.
남편인 박찬주 대장은 8일 군 검찰단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군이 신속대응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테니스병, 골프병을 없애라” “공관 보유한 모든 부처를 점검하고 공직 갑질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분노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 부부의 ‘갑질’ 사건으로 공관병 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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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병영생활 규정에 따르면 공관병은 공관의 시설을 관리하고 식사준비와 그밖의 공식적인 지시 임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보듯 공관병은 지휘관 및 그 가족의 개인 비서나 가정부 노릇까지 강요받고 있다. 사실상의 역할은 농사병, 운전병, 골프병 등과 다름아니다. 헌법이 부여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청춘을 희생하는 청년들이 ‘노예’ 대접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 군에서 공관병 제도가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는 명확치 않다. 과거 일분군에 있던 ‘당번병’을 한국군이 계승해 공관병이 됐다는 설이 있을 뿐이다. 미군도 공관병을 두고 있지만 징병제 군이 아니기 때문에 병사를 사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미군의 공관병은 일과시간에 한해서만 주어진 업무를 수행한다.
해군의 경우 전투병력 부족으로 현재 운용 중인 공관병은 5명 뿐이다. 2013년 제도를 바꿔 해군참모총장과 작전사령관의 조리병만 공관병으로 활용한다. 공군의 경우 비행단장 이상급 지휘관에 한해 1명의 공관병을 둘 수 있어 정원은 총 36명이다. 그러나 각 지휘관 판단에 따라 현재 15명의 공관병만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육군의 경우 조직이 크기 때문에 규정상 공관병을 총 140명까지 운용할 수 있다. 현재는 100여명이 넘는 규모다. 규정상 사·여단장은 1명, 군단장은 2명, 사령관은 3명까지 공관병을 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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