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관리만 잘해도 ‘염증성 관절염’ 예방에 도움

by이순용 기자
2015.11.10 08:43:23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윤종, 치과 이효정 교수팀 발표
치주염으로 인한 구강 내 세균의 몸속 침투는 류마티스 질환과 전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만성 치주염이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척추 운동범위를 감소시키는데 일조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윤종 교수팀(강은하 교수, 하유정 교수)과 치과 이효정 교수팀이 만성 치주염(잇몸염증)이 있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에서 척추의 운동범위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관절과 관절 주변의 연골, 뼈, 근육, 인대 등에 통증과 운동장애를 나타내는 류마티스질환 중에는 척추 관절염의 한 형태인 강직성 척주염이 있다. 척추에서 발생한 염증이 서서히 진행해 척추관절이 굳어지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강직성 척추염은 40세 이하의 젊은 남성에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염증은 대부분 골반관절에서 시작돼 허리나 엉덩이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척추, 목, 가슴으로도 염증이 진행하여 척추 전체가 굳어지고 갈비뼈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등 흉곽의 운동범위가 줄어들어 호흡도 어려워진다. 이러한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진 않지만 세균감염으로 인한 면역 반응의 변화가 원인 중 하나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구강세균에 감염돼 잇몸조직과 잇몸 뼈에 염증이 생긴 만성 치주염을 앓게 되면 몸 전체에 세균 노출과 면역 반응을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구강내 염증질환인 만성 치주염과 류마티스 관절염 등과 같은 염증성 관절염과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와 치과 연구팀은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서 만성 치주염의 유병률을 조사하고 국내 최초로 만성 치주염과 강직성 척추염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강직성 척추염 환자 84명중 약 50%의 환자가 만성 치주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반적인 척추의 운동능력을 살펴보는 지표인 BASMI 스코어와 흉곽의 확장 정도를 비교해본 결과, 만성 치주염이 있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서 척추와 흉곽의 운동범위가 감소함을 밝혔다.

이효정 치과 교수는 “잇몸과 구강내의 만성염증으로 인한 세균독소는 얼마든지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치주염은 류마티스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전신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정기적으로 치주 질환을 검진하고 구강 위생을 통해 몸 전체의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윤종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은 전신성 질환이므로 척추나 골반 이외에도 갈비뼈와 손가락, 발가락 등 말초 관절 까지도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갈비뼈와 척추가 연결된 관절에 이상이 생겨 숨을 쉴 때 가슴통증이 있거나 가슴을 팽창시키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흡연은 직접적으로 폐 기능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치주염의 원인이므로 금연을 통해 건강을 지키길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만성 치주염과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척추 및 흉곽 운동범위 사이의 상호 작용을 최초로 발견하며 ‘치주병학 저널(the Journal of Periodon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