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의회내 역할 적어"…"매케인, 건강 심각"

by조선일보 기자
2008.03.10 09:45:14

[조선일보 제공] 뉴욕타임스(NYT)는 9일 오바마는 '스타 파워'에 비해 실제로는 상원의원으로서의 입법활동이 부실했던 점을,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McCain) 상원의원에 대해서는 치사율 높은 흑색종(피부암의 일종) 병력을 분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았다.

◆"오바마, 명성 비해 의회내 역할 미미"

NYT는 "오바마의 뛰어난 스타성과 상원에서 실제로 수행한 역할 사이엔 큰 격차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아직도 복도에서 길을 잃을만큼 상원에 익숙치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에 도전했다"며 그의 경험 부족을 꼬집었다.

의회 밖에서는 사람들이 그의 책 낭독 테이프를 듣거나 정책 질문 모습을 보기 위해 거액을 지불했지만, 상원 안에서는 수많은 신참 의원들 중 한 명일 뿐이었다.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실망도 샀다.

그는 원래 이라크 철군 법안에도 반대했으며, 대선경선 출마 뒤 표에 도움이 된다는 여론 조사를 확인한 뒤에야 반전(反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오바마는 상원의원 초기부터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의원들의 기금 모금을 도우면서 인맥을 넓혔고, 이미지 구축을 위해 스스로 기자에게 자신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알린 뒤, 대선 출마 발표 후에 공개적으로 담배를 끊기도 했다.

그는 상원에서 오히려 '착한 학생'처럼 행동하면서 동료 의원들의 호감을 샀다.



오바마는 의원 경력에 길지 않았던 덕에,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식 결여 ▲정적 만들기 등과 같이 힐러리 클린턴이나 매케인의 발목을 잡는 여러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매케인, 피부암 등 심각한 건강문제"

NYT는 9일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발병해 수술을 받은 병력이 있는 매케인의 건강 문제를 정면으로 짚었다.

71세인 매케인의 얼굴에는 왼쪽 관자놀이에서 목 뒤로 긴 수술흔적이 있다. 2000년 8월 흑색종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수술을 받고 난 뒤 생겨난 것이다.

매케인 의원의 참모들은 "흑색종이 다른 곳으로 전이됐다는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1999년 대선 경선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기자들에게 의료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매케인은 2000년 당시 'Ⅱa' 단계에서 흑색종 수술을 받았다. 이 단계의 흑색종 환자가 진단 후 10년 동안 생존할 확률은 약 65%이다. 매케인의 경우처럼 진단 후 처음 5년 동안 아무런 증상이 없는 환자에게 이후 5년 동안 흑색종이 재발할 확률은 14%이며, 사망할 확률은 9%라고 NYT는 보도했다.

매케인 측은 작년 3월 이후 3차례나 매케인의 건강 상태에 관한 상세자료를 제공하겠다고 NYT에 밝혔으나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NYT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