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07.09.20 09:36:52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은행업종이 하반기 이익증가가 예상되면서 투자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가가 여전히 싸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가치주 대안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수급을 악화시키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중소형 건설사의 부도 가능성은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를 확신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은행의 유동성 축소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과잉유동성 축소 과정에서의 은행의 조달비용 상승은 대출금리 상승 조정에 의해 어느 정도 상쇄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발 서브 프라임 문제는 확실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전에는 잠재돼 있는 문제다. 하지만 미 연준의 금리 인하로 인해 심리적인 불안감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구 애널리스트는 "여기에 중소형 건설사 부도 우려는 규제 완화 등에 의해 미분양 문제가 점진적으로 진정될 수 있다"면서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가 조기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은행업종 최선호주(Top picks)로 금융시장 구조 변화에 적합한 사업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며 신한금융(055550)지주를 꼽았다. 또 제반 우려와 관련성이 낮고 사업모델 변화에 적극적이라는 이유로 기업은행(024110)도 추천했다.
금리인상 분위기 속에서 향후 은행업종의 수익성이 유지될 지도 관심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인상 효과와 수익성 경영을 위한 조절 기능이 강화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방어돼 은행업종의 이자이익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중장기 이익 전망을 보더라도 이익을 훼손할 변수가 크지 않다"면서 "겸업화, 출자주식 매각을 통해 성장성 부분은 메워 줄 것이기 때문에 올 하반기는 안정 성장속에 은행업종 주가가 정말 싸다는 부분이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외환은행 인수전 판결 가능성과 더불어 비은행 확대를 통한 금융지주사 전환, 해외 확대 전략이 구체화되는 그림일 것으로 예상돼 서서히 은행업종이 기지개를 펼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를 비롯해 부산은행(005280)이나 대구은행(005270)의 지방은행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추천했다. 또 우리금융지주(053000)도 추가적으로 내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기대종목으로 꼽았다.
한편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는 은행주에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됐다. 다만 단기적으로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백동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가 은행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대부분 은행 당기순이익 감소폭이 1~2%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백 애널리스트는 다만 "신용카드 비중이 높은 신한지주의 경우 다른 은행과 비교해 당기순이익 감소폭이 최대 3%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실적에 미치는 영향과 별개로 규제 리스크 부각 가능성,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경쟁 심화 가능성 측면이 은행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심규선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LG카드를 인수, 신용카드 시장점유율 25%를 상회하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영향이 클 것"이라며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카드 점유율이 낮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와 별개로 신용카드를 통한 보험료 결제 확대의 실현 여부도 관심꺼리다.
금감원은 모든 보험료에 대해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험사에 보냈고, 보험사는 은행 예금과 같은 저축성 보험까지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반대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보험사는 자동차보험 등 일부 보험에 대해서만 신용카드 수수료 결제를 시행중이다.
백 애널리스트는 "연간 약 74조원에 달하는 보험료중 일부라도 신용카드 결제가 확대된다면 은행 수익성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060000)에 대해 "충분히 저평가 되어 있고, 다각화-대형화라는 전략적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면서 "인수합병(M&A)가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라도 국민은행은 배당주 차원의 접근이 가능한 것도 투자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