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분양가규제 피하자`..앞다퉈 인허가 신청

by윤진섭 기자
2007.08.23 09:38:53

9월 시행 앞두고 이달 말까지 사업승인 신청 ''안간힘''
일부 지자체 고의지연 등 어려움 커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주택사업 인·허가 신청 열기가 뜨겁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선 일반 분양사업은 이달 말까지 사업계획승인 신청과 11월 말까지 분양승인 신청을 끝내야 한다. 또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이달 말까지 사업시행인가 신청과 11월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해야 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 주택사업 담당자들은 이달 말까지 사업승인을 신청하기 위한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일부는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곳들은 이달 말까지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용산구 신계동 부도심재개발사업 시공사인 대림산업(000210)은 이달 말까지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사업추진을 독려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임대주택을 제외한 760가구 중 367가구를 일반분양할 계획이었으나 조합원들이 중대형 평형을 희망하면서 사업 계획을 다시 짜는 중이다.

대림산업측은 "인·허가 신청을 앞두고 사업계획을 다시 짜고 있지만 이달 중 사업시행인가 신청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준비가 덜 된 측면도 있지만 추후 사업계획 변경이 가능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강로 일대 국제빌딩 특별구역 3구역도 사업승인인가를 신청하고, 내년 상반기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는 동부건설(005960)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수익성이 30~40%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면서 사업 일정을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용산 전면 3구역(삼성건설), 용산 전면 2구역(대우건설), 국제빌딩 특별 4구역(삼성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도 이달 말까지 사업시행인가 신청, 11월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무리하고 분양은 내년 상반기에 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달 말까지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마무리 짓는다고 해도 11월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관리처분을 받기 위해서는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 이후 도급공사비 확정, 조합원 분담금 확정, 국공유지 매수 협의, 청산자 정리, 감정평가, 조합원 분양 신청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개발 반대 조합원이나 비대위가 소송을 건 현장이라면 9~10월 두 달 동안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A건설사 관계자는 "상한제를 피해야 한다는 점을 조합, 조합원, 건설사 모두 공통된 생각"이라며 "조합원 사이에 분쟁이 있는 곳은 조합이 나서 설득을 하고 있지만 일부는 과도한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어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 분양 아파트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뚝섬 상업용지에 주상복합아파트를 공급할 대림산업과 한화건설은 이달 내 건축허가(사업승인)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서울시로부터 땅을 입찰형태로 공급받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도 땅값은 인정되지만 건축비가 제한돼 대형의 고가 아파트를 짓기 힘들어진다"며 "이달 안에 건축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012630)개발도 부산 해운대 우동에 들어설 주상복합아파트의 사업승인을 이달 중에 신청하는 게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1630여가구중 평면이 140개나 되는 고가 아파트여서 상한제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달 말까지 자치단체에 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아파트 사업승인 신청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싼 아파트를 공급하고자 일부 지자체가 인허가를 고의로 지연시키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고 있어 건설사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B건설사 관계자는 "부지 매입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해당 구청이 민원을 이유로 교통, 환경 영향평가 심의를 지연시키거나 심의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며 "분양가격이 싼 아파트를 내놓기 위해 인허가를 까다롭게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행사들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시공사도 선정하지 않은 채 사업계획승인 준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