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상용 기자
2002.02.25 10:47:04
[edaily]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5일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부실기업의 해외매각을 꺼릴 필요가 없다고 언급, 하이닉스(00660) 반도체 처리와 관련한 `독자생존론`에 쐐기를 박았다.
가격에 다소 아쉬움이 있을 수 있겠으나, 현재로서는 해외매각이 최선이라는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특히 독자생존론과 관련, 최근 정부내에서 불거진 `혼선`을 불식시키려 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실제 최근 급부상한 하이닉스의 독자생존론은 정부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이닉스 구조조정특위위원장으로 일하다 산업정책을 책임지는 자리로 돌아온 신국환 산자부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구체적인 반도체 가격을 제시하면서 `독자생존도 가능함`을 강조해 왔다. 최근에는 반도체 업계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의 제휴 협력"을 당부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4일 재경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기업을 헐값에 팔 필요는 없으며 제값을 받으면서도 가능한한 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점도 주목을 받았었다.
이같은 일련의 발언들은 가격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우리측 협상단에게 힘을 실어준 측면도 있으나, 정부내에서 현안 처리방식에 이견이 커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따라 정부는 최근 경제장관간담회에서 이같은 문제를 논의, 개별기업 현안에 대해 `적절치 않은` 발언으로 혼선이 빚어지는 일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부총리도 이날 인터뷰에서 "좀 형편이 나아지니까 `외국한테 모두 주느냐`는 여론이 일고 있는데 이런 생각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못박았다.
나아가 "외국 기업이 우리공장을 뜯어간다면 해외매각이겠지만, 공장과 근로자가 여기에 있는 상황에서 해외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KDI가 개최한 국제심포지엄에서도 참석자들은 "해외매각에서 가격만을 따져서는 안된다"며 "부실기업 처리는 조속한 매각이 최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진 부총리는 "채권단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제값을 받고 팔아야겠지만, 국민은행의 경우 채권의 25%만 회수하고 손을 털겠다는 입장"이라고 소개하면서 "협상이 깨졌을 때 채권단이 거액을 투입해 회사를 떠안고 가는 문제는 전혀 별개"라고 지적했다. `가격에 대한 욕심이 과하다`는 지적으로 들리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