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일의 왕 돌아온다" 성심당부터 대형마트까지…제철 맞은 '이것'

by한전진 기자
2024.11.24 14:21:16

유통업계 본격적인 딸기 마케팅
대형마트 이번주부터 겨울 딸기 판매
성심당 '딸기시루' 다시 오픈런 조짐
"경쟁 햇과일 없고…호불호 없는 채소"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유통업계에 겨울의 왕 딸기가 돌아왔다. 본래 딸기는 초여름 작물이지만 하우스 농업의 발달로 사실상 겨울이 제철이 된 지 오래다. 올해는 폭염으로 수확이 늦어지면서 아직은 가격대가 높지만 가격도 점차 안정화할 전망이다. 대형마트에서는 본격적인 딸기 행사에 돌입했고 식품업계에서는 딸기를 이용한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를 내놓는 중이다.

한 하우스 농가에서 올해 첫 수확한 ‘설향’ 딸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는 지난 16일 전 전포에서 설향딸기 판매를 시작했다. 1팩(500g) 가격을 1만 7900원에 선보인다. 작년보다 1000원(5.3%) 오른 가격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작년과 동일한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팩당 2만원을 받아야 하지만 소비자 호응을 고려해 최대한 가격을 억제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도 딸기 1팩을 작년보다 1000원 오른 1만 8900원에 판매중이다.

겨울딸기의 초기 판매가가 높은 것은 올해 여름 폭염으로 수확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딸기는 본래 하우스에서 8월 말~9월 초에 심어 90일간 키워 수확한다. 하지만 올해는 날씨가 더워 딸기가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겨울딸기는 11월 중순이면 본격 출하하지만 올해는 늦게 심은 농가가 많아 약 10일 정도 출하 시기가 늦어졌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는 출하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안정화할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다음 달 딸기 출하 면적이 전년대비 1.4% 증가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수확이 시작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4일 보고서에서 “딸기 모종 옮겨심기 시기 지연으로 이달 중순까지 가격이 높겠지만 이후는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마트들은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딸기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29일 창립행사에서, 홈플러스는 28일 시작하는 ‘홈플대란’에서, 롯데마트도 28일부터 딸기 할인 행사를 각각 준비했다. 겨울은 딸기 이외에 특별한 제철 햇과일이 없어 가장 수요가 몰리는 계절이다.



식품업계에는 딸기를 이용한 신제품이나 시즌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대전의 유명 베이커리 ‘성심당’은 지난해 오픈런 사태를 일으켰던 ‘딸기시루’를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판매한다. 제품은 딸기 한 박스가 들어가는데도 4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올해는 ‘딸기시루 2.3㎏’이 4만 9000원에, 작은 버전인 ‘딸기시루 막내’는 4만 3000원에 판매된다.

카페들은 딸기를 넣은 음료와 디저트 판매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일부터 겨울맞이 이벤트를 열고 ‘스타벅스 딸기 라떼’를 함께 선보였다. 투썸플레이스도 연말 케이크 대목을 앞두고 주력 제품인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을 전면에 배치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12월 한 달에만 63만개를 팔았다.

유행에 민감한 호텔업계도 딸기 마케팅에 돌입했다. 딸기를 활용한 디저트와 케이크를 먹을 수 있는 ‘딸기 뷔페’가 올해도 이어진다. 롯데호텔서울의 ‘페닌슐라 라운바‘의 딸기 뷔페는 내달 1일 문을 열 예정이다. 이미 특급 호텔의 딸기 뷔페는 다음 달 예약이 모두 들어찬 상황이다.

그만큼 딸기 시즌은 유통업계에서 중요한 시기다. 남녀노소 호불호가 갈리지 않으면서 신선도가 중요해 효과적인 집객 수단으로 꼽힌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간단히 씻어서 먹을 수 있는 데다 겨울에는 마땅한 경쟁 과일도 없어서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