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 1700억 인수…"해외진출 가속화"

by노재웅 기자
2021.09.09 09:02:59

대신증권 자회사와 공동투자…KT가 최대주주
엡실론의 런던·싱가포르 거점 활용 글로벌 진출

구현모 KT 대표가 엡실론 SPA 체결 후 박수를 치고 있다. KT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KT(030200)가 1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되는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을 인수했다.

KT는 지난 8일 말레이시아 쿠옥(Kuok)그룹이 보유한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Epsilon)의 지분 100%를 1억4500만달러(한화 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엡실론 인수는 대신증권의 자회사인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와 공동투자로 진행했다. 최대주주는 KT로 엡실론의 경영권을 가지게 되며, 세부적인 지분 규모는 양사 간 합의에 따라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

‘글로벌데이터’는 국내외 고객 및 해외통신사에게 해외 분기 국사(PoP), 데이터센터, 해저케이블 등 해외인프라에 기반을 둔 국제전용회선, 이더넷, 가상사설망(VPN), 소프트웨어 정의 광역 네트워크(SD-WAN) 등의 플랫폼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글로벌데이터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2조원으로, 2025년까지 약 40% 성장해 1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 런던에서 설립된 엡실론은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의 PoP를 보유하고 있고, 런던, 뉴욕, 싱가포르에 3개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주요 사업 거점은 사업장 소재지인 싱가포르를 비롯해 영국, 미국, 불가리아, 홍콩이다.



KT는 엡실론의 세계 네트워크, 영업 거점, 기술력과 KT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세일즈 역량 및 국내 B2B 고객 기반이 결합하면 양사 간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아시아로 진출하는 해외기업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하게 된다.

엡실론 인수로 확보한 글로벌데이터 사업의 인프라와 고도화된 서비스를 인공지능(AI) 서비스 ‘기가지니’와 로봇(AI호텔· 서빙로봇) 등을 디지털전환(DX) 사업에 결합해 가속할 수 있는 실행 전략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엡실론을 통해 글로벌 통신의 필수 분야 기업에 대한 전략적 인수합병(Bolt-on M&A)을 추진해 아시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DIGICO)로 도약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금까지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본사와 해외 지사 간 데이터 연결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많은 불편이 있었으나, KT가 세계에 서비스 거점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해 글로벌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아시아 최고의 디지코 기업으로 도약해 KT의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