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영끌금지령, 청년에겐 계엄령…대출 90% 허용 제안"
by이재길 기자
2020.11.17 07:56:15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정부가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은 뒤 1년 이내 규제지역에 있는 집을 사면 대출을 회수하는 등의 대출규제를 내놓은 데 반발하고 나섰다.
원 지사는 1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영끌금지령은 신혼부부와 흙수저 청년들에게는 계엄령보다 더 무섭고 저항을 불러일으키는 포고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한국 사회에서 현금 부자, 금수저가 아니고서는 내 집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며 “정부가 정해주는 위치, 정해주는 품질의 임대주택에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갇히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금 부자, 금수저들만 참여하는 주택시장은 기회의 공정을 박탈한다”고 질타했다.
원 지사는 상환 능력이 있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대출을 90%까지 완화하자는 ‘처음주택’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자가와 임대 선택의 자유도 없이 평생주택, 기본주택에 갇히게 할 수는 없다”면서 “부자 부모 없이도 주거상향의 사다리를 오르게 하자”고 말했다.
이어 “소득이 부족해 주택 소유를 체념했던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자기 소득에 더한 정부 지원으로 구매 가능한 다양한 임대 주택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주거사다리의 복구를 시작하자.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희망을 가지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도록 정부가 나서는 주택정책의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부터는 1억원 넘게 신용대출을 받은 뒤 1년도 안 돼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집을 샀다면 2주 안에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다만 회수 대상은 30일 이후 신규 대출받은 금액이다. 또 이달 30일 이전에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이미 받은 경우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