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우리 軍 '반격 훈련'은 정말 안할까

by김관용 기자
2020.08.02 12:39:2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우리 군의 ‘반격 훈련’ 시행 관련 논란이 일었습니다. 육군 전방군단을 지휘하는 지상작전사령관이 예하 부대에 훈련 관련 지시를 하면서 방어 훈련만 하고 반격 훈련은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오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세적 방어’ 개념을 강조한 새로운 훈련 지침을 내리면서 ‘방어훈련’이라고 했을 뿐이지, 반격이 빠진 개념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육군 장병들이 K21전투보병장갑차에서 내려 부대 기동을 하고 잇다. [출처=육군]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 6월 중순경에 지상작전사령관이 9월에 있을 육군 1군단 훈련과 관련, 앞으로 방어 훈련만 해라. 공격 훈련은 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지상작전사령부에서 왜 그런 얘기가 나갔는지 제가 잘 모르겠다. 우려하시는 그런 사안(반격 훈련)을 다 포함해서 저희는 균형적인 대비 태세가 가능한 훈련들을 평소에도 하고 또 준비도 하고 있다.

신원식 의원: 장관께서 국민들 앞에 반격 훈련을 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에 지작사령관이 전혀 반대되는 지시를 했다고 하면 지작사에 대해 장관은 어떤 조치를 취하실 건가.

정경두 장관: 상황 관계는 제가 다시 한번 파악을 해 보겠다. 아마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들에 맞춰 저희는 훈련 계획을 차분하고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신원식 의원: 두 가지 경우다. 하나는 군에서 그냥 국민들을 안심하도록 하기 위해 반격 훈련을 한다고 했고, 실제로 안 하고 있는 경우다. 두 번째는 정말 장관이 반격 훈련을 하면서 하고 싶은데, 지작사령관이 그 지시를 전면 어긴 것이다.

지난 6월 육군지상작전사령부를 방문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남영신 지상작전사령관(왼쪽)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출처=국방부]
신원식 의원: 전쟁 또는 어떤 작전의 결정적인 작전은 공격 작전이다. 공격 작전을 통해서 최종 승리를 달성할 수 있다. 방어 작전은 공격 작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될 때 일시적으로 실시하는 방편이다. 군의 모든 작전의 핵심은 공격에 있고 그 모든 것을 하는 것이 훈련의 핵심이다.

서욱 육군참모총장: 동의한다.

신원식 의원: 지작사령관이 공격 훈련을 하지 말라고 한 거에 대해 바로 직속부하다. 어떻게 조치하실 건가.

서욱 총장: 군단의 BCTP 훈련의 통제권은 차상급 지휘관인 지작사령관한테 있다. 지작사령관이 훈련 구상을 해 1군단 관련 훈련 구상을 했을 텐데, 파악해 보니 지작사령관이 구상할 때 공세적 작전에 대한 구상을 최근에 한 적이 있다. 1군단에 이를 구현해 보는 훈련을 하는 게 어떠냐고 훈련 구상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도적으로 무슨 공격 작전을 피하고 그런 건 아니라고 저는 파악을 하고 있다.

신원식 의원: 공세적 방어작전이라고 하는 것이 공격작전을 전개하는 것이다. 공세적 방어작전이 결국은 앉아서 방어하는 게 아니라 공격 위주로, 틈만 나면 공격하는 공격작전하겠다는 것이다. 방어작전에도 더 세게 하겠다는 건데, 공격작전을 안 한다는, 더 센 걸 하기 위해서 공격을 하지 말라고 하는 해괴 망측한 자가당착적인 지시를 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작사에서 반격 훈련을 하지 말라라고 한 사실관계 좀 질의드리겠다. 지작사에서는 브라보, 찰리 축선 방향에 대한 개념인데, 이른바 공격과 방어의 동시 통합 개념이지요?



서욱 총장: 그런 구상을 해 가지고 해 보겠다고 판단한 걸로 알고 있다.

안규백 의원: 지금처럼 브라보가 밀리면 찰리까지 이동해서 반격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적극적인 공격 포인트를 찾아서 반격을 노린다 이런 개념 아니냐

서욱 총장: 그런 개념으로 지금 훈련해 보겠다고 구상을 한 것이다.

안규백 의원: 우리나라의 전 군단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1군단에서 한번 시범적으로 해 보겠다 이런 내용인가

서욱 총장: 그런 개념을 구상을 했는데, BCTP 훈련할 때 이 훈련을 접목을 시켜서 이번에 한번 시험 적용을 해 보겠다는 것이다.

안규백 의원: 이것이 한미연합훈련이냐, 우리 군 자체 훈련이냐.

서욱 총장: 자체 훈련이다.

안규백 의원: 시대와 무기체계 등 여러 가지 작전 환경이 변화돼서 이런 개념으로 한번 좀 해 보겠다는 것이 지작사령관의 기본적인 생각인가.

서욱 총장: 그렇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군사학적인 관점에서 공격과 방어는 하나다. 공격과 방어를 구분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단지 육군대학에서의 교범에 방어와 공격이 분리돼 있는 것은 같이 가르치다 보면 혼돈할 테니까 방어 가르치고 공격 가르치고 결국은 두 개를 합하는 것이다.

(중략) 만약에 북한이 우리를 공격해 온다면, 보병부대는 방어를 하면서 화력부대와 우리 공군과 해군은 전 화력을 동원해서 북한을 공격하는 것이다.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방어와 공격을 분리해서 하는 지휘관들은 작전을 못하는 지휘관이다. 지금의 전쟁 추세는 어떻게 하면 최소의 희생으로 이기느냐다. 최소 희생으로 이기는 것은 화력이 주가 되는 전투다. 걸프전의 경우 36일 동안 화력으로만 공격을 했다. 완전 무력화된 다음 기동부대가 공격해 들어간 것이다. 우리 군은 훈련을 할 때 늘 공수를 같이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동부대가 공격하느냐 안 하느냐를 가지고 공격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져서는 안된다.

육군 과학화훈련단(KCTC) 훈련장에서 아미 타이거(Army Tiger) 4.0 보병대대 전투실험을 하고 있다. [출처=육군]
이같은 논란에 대해 확인해 보니 이렇습니다. 9월 실시 예정인 군단 전투지휘훈련(BCTP: battle command training program)을 위한 계획 단계에서 남영신 지작사령관은 자신이 사령관으로 부임해 고안해 낸 ‘공방동시통합전투’ 개념을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서부축선을 담당하는 1군단에 우선 적용해 보고 효과 등을 분석해 전방군단 확대 가능성과 교리 및 작전계획 반영 등을 검토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군에서는 전투지역을 북한과 가까운 순서대로 GP, GOP, 페바(FEBA) A(알파), B(브라보), C(찰리), D(델타), E(에코)로 구분합니다. 그간 군 훈련 시뮬레이션에서 개전 5일 만에 GP와 GOP, 페바 A 지역까지의 병력 2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페바 B 지역까지 버티다 미군 증원 병력이 오면 반격해 올라가는 것이 전통적인 우리 군의 작전 개념이었습니다.

공방동시통합전투 개념은 과거보다 감시·정찰 자산이 발전했고, 화력 수준 역시 강해져 기존과 같은 전투 개념을 바꿔보자는 것입니다. 말그대로 모든 자산과 전력을 통합해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한다는 얘기입니다. 화력으로 적을 무력화 하고, 적진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 보면서 우리 군의 진격 여건을 조성해 방어와 반격을 함께 해보자는 게 핵심입니다.

하지만 남 사령관은 지난 6월 1군단에 이같은 BCTP 훈련지침을 내리면서 공세적 방어훈련을 적시하기만 하고 ‘반격’ 관련 단어를 빼 결과적으로 방어만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산 모양새입니다. 부대 측에서 국회를 방문해 신원식 의원 등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이같은 훈련 및 작전 개념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