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女 고용 격차, 高학력일수록 ↑…OECD 최고
by김정현 기자
2018.11.04 12:00:00
한국은행 ''우리나라 고용구조의 특징과 과제''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대졸 이상 남녀의 고용률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일수록 국내 남녀 고용률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돼, OECD 전체와 정반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장근호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4일 ‘우리나라 고용구조의 특징과 과제’ 경제연구를 통해 “대졸 이상 여성들의 남녀 고용률 갭이 26%포인트에 달해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다”며 “교역수준이 높을수록 고용률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OECD 국가들은 달랐다. OECD 국가들은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남녀 고용률 갭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남녀 고용률 갭은 최종학력이 △중학교 이하 △고등학교 △대학교 이상인 경우 각각 17~20%포인트→23~25%포인트→26%포인트로 벌어졌다.
반면 OECD 국가의 경우 성별 격차 하위 5개국(10~12%포인트→5~10%포인트→0~5%포인트)뿐 아니라 상위 5개국(35~40%포인트→30~35%포인트→20~23%포인트)도 고학력일수록 고용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들이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동시에 하기 어려운 제도와 문화가 첫 손에 꼽힌다. 미혼과 기혼의 경제활동을 보면 미혼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은 남성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결혼 후 남녀 고용률 격차는 30%포인트 벌어졌다.
장 부연구위원은 “OECD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여성의 결혼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우리 정도로 크지는 않다”며 “국내 여성 경력단절 현상이 크게 나타난 것은 결혼과 육아 자체라기보다는 국내 제도·문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여성들의 출산·양육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한 실정이다. 여성 출산휴가 기간(12.9주)은 OECD 평균인 18주에 비해 크게 낮다. 휴직 중 소득대체율도 28.5%로 OECD 평균 47.4%에 비해 낮았다.
장 부연구위원은 “여성들의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이 중소기업·비정규직 등 2차 노동시장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고학력 여성들은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고학력 고용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