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부터 야금야금 사더니…애플로 대박난 워런 버핏(종합)
by이정훈 기자
2018.08.03 08:34:52
버크셔, 2년반전 첫 애플 주식 매입후 300억달러 투자
현재 지분가치만 무려 56조원…지분 5%로 2대 주주로
기관투자가중 스테이트스트리트·뱅가드 최대 보유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전세계에서 가장 몸값 비싼 회사인 애플이 결국 시가총액 1조달러(원화 약 1129조원)를 넘어서는 신기원을 이루자 애플 2대 주주인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를 이끌고 있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92% 오른 207.39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꿈의 시총’이라 불리는 1조달러의 벽을 뚫어냈다.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틀간 주가가 9% 가까이 뛰면서 새 역사를 써냈다. 애플 주가는 올들어서만 무려 22%나 상승했다. 이같은 애플의 주가 상승랠리는 5% 정도 지분을 보유하며 애플 2대 주주를 유지하고 있는 버크셔에도 대박을 안겨줬다.
IBM 정도를 제외하고는 기술주 투자를 꺼려왔던 버핏 최고경영자(CEO)의 성향상 버크셔 역시 한동안 애플에 투자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불과 2년 반쯤 전인 지난 2016년 1분기 버크셔는 처음으로 애플 주식을 일부 매수했다. 당시 주당 99.02달러에 10억달러 어치를 매입했는데 이는 현재 애플 주가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었다. 이후 버크셔는 꾸준히 애플 지분을 늘리면서 올 1분기말까지 300억달러 이상 애플 주식을 매집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버크셔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포트폴리오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됐고 현재 지분 가치는 무려 500억달러(원화 약 56조45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전체 보유 주식수는 2억3960만주나 된다.
지난 2016년 애플에 처음으로 투자한 뒤 버핏 CEO는 “애플은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소매 사업자”라며 투자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애플을 기술주라기보다는 자신이 선호하는 소매주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후 버핏 CEO는 `애플 신봉자`로 거듭났다. 올 5월에 버핏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회사”라고 극찬하면서 “애플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수익성이 높은 회사보다 거의 2배 만큼 더 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폰X’ 판매 부진으로 인해 애플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고작 3개월 정도 판매 실적만 보고 애플을 판단하는 것은 논점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하며 “그 누구도 당장 내년에 비가 많이 올지를 점치고 농장을 사진 않는다. 적어도 10~20년 뒤를 내다 보고 산다”며 애플에 대한 장기 투자를 강조했다. 심지어 “애플 주가가 하락하는 걸 보는 게 너무 좋다”며 주가가 하락할 때 저가 매수에 나설 것임을 약속하기도 했다.
한편 버크셔 외에도 많은 기관투자가들도 애플 투자로 큰 돈을 벌어 들였다. 미국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보유하고 있는 애플 지분은 11억주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회사 전체 주식의 21% 수준이다. 이를 현 주가로 환산하면 2200억달러에 이른다. 특히 스테이트스트리트가 운용하는 ‘SPDR S&P500 ETF’가 최대인 558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인덱스펀드 가운데서는 뱅가드그룹과 블랙록, 스테이트스트리트가 가장 많은 애플 주식을 들고 있다. 뱅가드는 3억4200만주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 3개 운용사가 보유한 애플 지분만 16%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