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16.12.28 08:27:58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28일 원·달러 환율은 1210원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9개월 만의 최고치 경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마친 달러화는 강세를 재개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03으로 103대를 회복했다.
미국 지표가 강(强)달러를 뒷받침했다. 컨퍼런스보드가 집계한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13.7로 예상치를 넘어서면서 200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갈아치웠다. 일자리 등 노동시장에 대한 전망이 나아지는 등 기대감이 한껏 반영됐다. 10월 20대 도시 집값은 전년동월 대비 5.1% 오르며 견조한 흐름을 지속했다.
더구나 국제유가도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감산 합의가 내년 이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7% 오른 배럴당 53.9달러에 이르렀다. 1년 6개월 내 최고치를 다시 쓴 것이다.
이에 역외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는 약세를 보였다. 원·달러 1개월물의 최종 호가는 1209.00원으로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현물환 종가 1207.60원 대비 1.65원 상승했다.
대외적 분위기와 함께 대내적으로도 관심 둘 만한 움직임은 기관투자가다. 역외에서도 달러 ‘사자’가 들어오긴 하지만 기관투자가도 원화를 달러화로 바꾸려는 결제물량을 꾸준히 내놓으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단을 받치고 있어서다.
특히 펀드라는 간접투자수단을 통해 해외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전체 해외펀드로 이달 들어서만 1조3469억원이 들어왔다. 연말이 다가오면 주춤했던 자금 유입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트럼프노믹스 이후 미국 증시가 뜨거워지면서 북미 주식형펀드는 이달 들어 9개월 만에 자금 순유입세로 돌아섰다. 자금이 빠져나가기 바쁜 해외 주식형펀드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강달러 속에 자산운용 등 기관투자가가 얼마나 더 물량을 내놓을지 등에 따라 올해 이틀 남은 원·달러 환율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