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두산)⑥"우리가 숨어있는 두산의 보배다"

by정재웅 기자
2009.10.29 13:10:05

(르포)두산엔진 창원공장을 가다
'3C+운동'으로 청결한 현장 '인상적'..품질제고 '한몫'
최근 유상증자로 숨통트여..현장엔 기대감 '가득'

[창원=이데일리 정재웅기자] 김해공항에서 약 40여분을 달려 도착한 두산엔진 창원 공장은 조용하다 못해 고즈넉하기까지 했다. 정말 세계 2위의 엔진업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첫 인상은 마치 수줍음 많은 새색시 마냥 다소곳했다.

하지만 공장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이런 생각이 착각이었다는 걸 바로 깨달았다. 깔끔하게 정리된 공장 내부에서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각종 엔진들이 쉴새없이 제작되고 있었다.

두산엔진의 공장은 총 4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93년 준공돼 두산엔진의 모태가 된 2공장과 2000년 준공한 1공장에서는 저속대형엔진을, 3공장과 4공장에서는 중속엔진을 제작하고 있다.

▲ 두산엔진 창원공장 내에서 시운전 중인 선박용 대형저속엔진의 모습.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1공장. 

두산엔진 공장의 특징은 전체를 3라인으로 나눈 점이다. 양쪽 라인에서는 중조립과 대조립을, 가운데 라인은 시운전을 마친 제품 등에 대한 출하 대기 라인으로 활용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엔진은 모두 모듈화 방식으로 제작되며 중조립이 끝난 엔진은 크레인을 통해 대조립 라인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최종 조립과 시운전을 거친다. 시운전을 거친 엔진은 출하 전의 상태로 포장돼 가운데 라인에서 대기한다.

김기현 두산엔진 저속 2공장 차장은 "시운전에는 통상적으로 2일~3일 가량 걸린다"며 "선주들이 직접 감독하는 가운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정도까지 6시간~7시간을 쉬지 않고 돌린다"고 말했다.

마침, 1공장 내부에는 엄청난 소음을 내며 시운전 중인 엔진이 대기하고 있었다. 작업자들은 한치의 오차라도 생길까 각자 맡은 부분에서 세심하게 엔진의 이상유무를 점검하고 있었다.

김 차장은 "현재 시운전 중인 엔진은 세계적인 엔진 메이커인 독일 MAN社의 10실린더 전자제어엔진"이라면서 "시운전이 모두 끝난 이후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옆 사람에게 말을 건네기도 어려울 만큼 엔진의 소음은 대단했다. 하지만 이런 작업환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작업자들은 모두 시운전에 몰두하고 있었다. 특히 공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일반 제조업 공장과 달리 공장 내부가 상당히 청결하다는 점이었다. 
                                                                                                                   
▲ 두산엔진 창원공장에서 제작된 엔진이 출하되는 모습.
그는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3C+운동의 결과"라며 "3C+운동 덕분에 작업자들이 작업과 동시에 청소 등을 반복하고 있으며 청결한 환경에서 최고의 품질이 나온다는 사실에 모두들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두산엔진이 생산하는 엔진은 발주한 오너의 지적사항을 표현하는 ORI(Owner Request Item) 지수가 0% 를 자랑한다. 그만큼 무결점 엔진을 생산한다는 이야기다.
 
세계 2위의 엔진생산 업체답게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대단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조선산업에도, 전 세계 오지의 어둠을 밝히는 두산중공업의 발전기 속에도 두산엔진이 제작한 각종 엔진들이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1공장에서 2공장으로 발길을 옮기던 중 김 차장이 손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는 두산엔진이 세계 최고의 품질을 가질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공장의 시스템상 품질에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면서 "3C+운동이 얼핏 보기에는 무슨 효과가 있겠나 싶어도 현장 작업자들에게는 굉장히 크게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2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공장과 대조립, 중조립 라인의 위치가 바뀌었을 뿐, 1공장에서 봤던 청결함과 작업에 대한 치열함은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 두산엔진이 선박엔진 시장에서 세계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데에는 경영진부터 현장 작업자까지 전사적으로 전개한 '3C+운동' 등의 자발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영향을 물었다. 조선경기 침체로 선박엔진을 생산하는 두산엔진도 당연히 타격을 입었을 터. 김 차장은 "사실 올해 1200만마력 생산을 목표로 했다"며 "하지만 조선경기 침체로 계획이 조금 수정되기는 했지만 큰 영향은 없다"고 답했다. 

1공장과 2공장을 지나 3·4공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군함이나 여객선 등에 사용되는 중속엔진을 생산하고 있었다. 두산엔진 중속엔진 공장의 특징은 업계 최초로 '일자형'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3공장과 4공장 사이에는 레일이 깔려있었다. 엔진 소재의 가공에서 조립, 시운전까지 일자형 레일을 따라 움직이면서 한번에 모두 가능토록 돼있어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두산엔진의 설명이다.

김수인 두산엔진 대리는 "두산엔진은 두산그룹내 감춰져 있는 보배와도 같은 존재"라며 "두산엔진과 여타 계열사간의 시너지를 고려할 때 우리의 품질이 곧 두산 제품의 품질을 결정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