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인당 車생산, 도요타의 절반

by정재웅 기자
2007.12.17 11:00:00

전경련, '주요기업 임금-생산성 조사결과' 보고서 발표
"현대차·기아차 생산성, 세계 6대 메이커 중 최하위"
"현대차, 임금은 높지만 생산능력은 타메이커에 비해 떨어져"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지난 해 현대차의 1인당 자동차 생산대수가 도요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대차의 울산공장의 경우, 생산성은 제일 낮은데 비해 임금수준은 제일 높게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주요기업 임금-생산성 조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2006년 현대차(005380)의 1인당 생산대수는 도요타의 43%, 1인당 매출액은 40.8%, 1인당 영업이익은 22.2%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000270)의 생산성은 전 세계 6대 자동차 메이커와 비교한 결과, 포드, GM, 혼다, 도요타 등의 조립생산성(HPV : 대당 조립시간)은 21.1~23.2 시간인 반면, 현대차 31.1 시간, 기아차 37.5 시간 등으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의 국내외 사업장별 임금-생산성을 비교해도 임금수준이 제일 높은 국내 울산공장의 경우 생산성은 제일 낮은데 비해 임금수준은 제일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승용차생산 사업장별 대당 조립시간(HPV)은 울산공장 35.7시간, 아산공장 20.5시간, 베이징공장 27시간, 인도공장 28시간으로 울산공장의 생산성이 제일 낮았다.



특히 국내, 인도, 중국 현대차 근로자의 임금은 해당국 1인당 국민소득의 3~4배 수준이었으며,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경우 근로자 임금이 미국 1인당 국민소득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이는 생산성을 뛰어넘는 임금 인상률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고 신규고용 창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예"라며 "현대차의 생산성은 해마다 더욱 악화, 1인당 영업이익이나 1인당 생산대수가 지난 2003년 이후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려 급격한 임금 상승과 대조를 이뤘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이어 "우리 기업의 임금수준이 생산성보다 높게 나타났다"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산성과 연계된 임금결정 방식을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임금수준을 상회하는 생산성 증가가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제조업 해외이전은 막을 수 없는 대세"라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노조가 스스로 임금을 동결한 도요타의 사례처럼, 선(先)성과 후(後)분배 원칙에 입각한 임금체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전경련은 "생산성을 초과하는 과도한 인건비 상승으로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꺼리게 되므로 이에 대한 근본 해결책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수준 문제가 시정돼야 정규-비정규직간 임금차별 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