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 국채 발행 재개한 의미는?

by김현동 기자
2005.08.04 09:58:42

최대 수혜자는 美 정부..장기금리 영향 제한적
연금펀드, 30년 국채 주요 투자자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미국 재무부가 내년초부터 30년만기 국채 발행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30년물 발행에 따른 시장 영향과 함께 30년 국채의 주요 투자자가 누가 될 것인가 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CNN머니는 재무부의 30년 국채 발행을 둘러싼 5가지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30년 국채 발행의 최대 수혜자는 미 정부이며 월가에게 30년 국채 발행 재개가 특별한 이익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30년 국채가 장기 금리에 미치는 영향력은 극히 제한적으로, 주로 연금펀드들이 이 국채를 매입할 것으로 전만했다.

내년초 발행될 예정인 30년물 국채는 지난 2001년 10월 재정수지 흑자전환 전망을 이유로 발행이 중단됐었다가 이번에 4년반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발행시기는 내년 1분기가 될 것이며, 만기는 오는 2036년 2월15일로 정해질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년물 국채가 내년 2월부터 연 2회 발행될 것이며, 규모는 연간 200억∼300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30년 국채 발행 수혜자는 美정부

먼저 30년 국채 발행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하는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재무부는 국채 발행 재개 이유로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초장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기관투자가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30년물을 다시 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정적자 충당용.."바닷속 물 한방울"

그렇지만 월가의 생각은 다르다. 채권시장에 상품 하나가 추가됐다는 정도일 뿐이라는 것이다.

PNC 어드바이저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제프리 클라인탑은 "30년 국채 발행으로 인해 돈벌이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서 "연방정부채와 회사채와 비교해 30년 국채 발행은 바닷속 물 한방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클라인톱은 30년물 발행은 정부의 재정수지 적자를 충당하기 위한 차원일 뿐이라고 규정했다.

◇"30년 국채, 장기 금리 영향력 없어"



30년 국채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입장에서는 미래 금리 동향과 함께 시장에서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알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클라인탑은 그렇지만 30년 국채 발행으로 FRB의 단기 금리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시장에서는 30년 국채 발행 재개가 금리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겠지만, 장기 금리 움직임은 다른 여러 경제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30년 국채의 장기금리 영향력은 제한적일 뿐이라는 것이다.

밀러타박의 수석 채권투자 전략강니 토니 크레센지는 "채권공급이 채권 수익률 곡선에 큰 함의를 가지지는 못할 것"이라며 "금리는 채권 공급보다는 인플레이션 기대나 통화정책 같은 보다 근본적인 요인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규모 투자자에게 30년 국채 투자 매력 적어"

애널리스트들은 30년 국채가 소규모 투자자들에게 어떤 매력이 있을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존슨, 일링턴 어드바이저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휴그 존슨은 "장기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나는 금리가 높을 때 30년물을 사고 싶다"며 "현재 상황에서 나는 30년 국채의 매력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0년 국채 투자자는 연금펀드"

결국 30년 국채의 주요 투자자는 베이비붐 세대와 연금펀드일 수 밖에 없다. 초장기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연기금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투자대상을 가지게 된 셈이다.

셀렌트의 이사인 해럴 스미스는 "투자자들의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그들은 배당을 많이 주는 안전한 주식이나 국공채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직접 개별 채권을 사기보다 채권펀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글로벌마켓 투자전략가인 스튜어트 슈바이처는 연금펀드가 헤지수단으로 30년 국채를 주로 매수하는 투자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