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은 물론 층간소음도 제로…모듈러 건축, 학교·빌딩·아파트도 가능하죠"

by김혜미 기자
2025.12.01 05:45:00

[예비유니콘]④이민규 플랜엠 대표 인터뷰
연평균 2배 이상 성장…학교 모듈러로 입지 다져
박스형 구조체 조립·완성…좁은공간도 시공 가능
재활용 가능해 건설폐기물 없고 독성물질도 없어

혁신은 위기 속에서 피어난다. 치열한 시장 경쟁과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돌파구를 찾는 혁신 기업들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예비유니콘’으로 선정한 벤처·스타트업들을 이데일리가 소개한다. 각 기업의 성장 전략과 시장 비전, 그리고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여정을 전달할 계획이다.[편집자주]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모듈러 건축은 구조적으로 안전할 뿐 아니라 단열이 우수하고 재활용이 가능해 건설 폐기물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최소 4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죠. 영국 크로이던에 지어진 50층 규모 주택 ‘엔클레이브’(Enclave)가 모듈러 건축으로 지어졌을 정도로 유럽에서는 인정받는 기술입니다.”

이민규 플랜엠 대표는 최근 인천 송도 사무실에서 만나 모듈러 건축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플랜엠은 지난 2020년 4월 설립된 모듈러 건축 중소기업으로 설립한 지 5년 만에 약 10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연매출은 해마다 2~3배씩 성장해 지난해 매출액은 1208억원, 영업이익은 2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유니콘 15개사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민규 플랜엠 대표(사진=플랜엠)
모듈러 건축은 기본적으로 모듈화된 부품을 공장에서 생산한 후 현장에서 조립해 완성하는 건축 방식을 말한다. 주택이나 건물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놓고 박스형 구조체를 부지에 운반한 뒤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좁은 공간에도 빠르게 건물을 올릴 수 있다. 세계적으로는 규모가 약 200조원에 달하는 성장성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플랜엠의 모듈러 건축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친환경 학교 모듈러를 시공하면서부터다. 전국적으로 워낙 오래된 학교들도 많았지만 신도시 조성에 따른 과밀학급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자 교육부는 2023년 말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 상황에서 건물 신축은 쉽지 않았지만 모듈러 시공이 그 대안이 됐다.

이 대표는 “학교를 신축하려면 시·도 교육청에서 신청하는 것부터 제도적인 절차만 5년 정도가 걸린다”며 “학교를 리모델링하거나 개축하는 데에도 2~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때 학생들이 어디로 이동하느냐의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듈러는 기존 건물 사이에 얼마든지 단기간 내 시공할 수 있고 과밀학급 문제가 해소되면 옮길 수 있어 반응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플랜엠의 학교 모듈러 시장 점유율은 약 36%로 추산된다.



플랜엠은 대부분의 모듈러 업체들이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강철을 원자재로 한 모듈러를 시공하고 있다. 20t 무게의 모듈러를 크레인으로 쌓아올려 철골구조를 만들어 건물을 조성한다.

이 대표는 “강철로 만든 모듈러는 한 번 만들면 40년 이상 재활용할 수 있고 내용연수가 다하면 전기로에 녹여 재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원료”라면서 “특히 라돈이나 포름알데히드가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콘크리트와 달리 시공 즉시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게 또 하나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강철로 만들어진 모듈러는 단열이 뛰어나고 지진은 물론 층간소음 차단에도 뛰어나 주거용 건물로도 손색이 없다. 평당 건축비가 15~20% 가량 비싸긴 하지만 기존 건축 방식에 비해 빨리 지을 수 있어 인건비 부담도 줄이고 현장 내 크고 작은 사고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 대표는 “진도 7까지 견딜 수 있는 구조 안정성을 확보했고 벽체 간이나 층간소음은 아예 없다”며 “주거용 건물로 군 간부 숙소를 내년 3·4월에 착공할 계획이다. LH와 SH공사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공공임대주택 건설 등에도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민규 플랜엠 대표(사진=플랜엠)
플랜엠은 향후 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현재 800억원 규모 롯데 L7인디애나 호텔을 설계 중이며 추후 L7 확대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미국 외에 호주와 캐나다 등에서도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이 대표는 귀띔했다.

플랜엠은 앞으로 평당 단가를 낮춰 경쟁력을 높여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강화도에 모듈러 숙박시설을 조성하는 등 모듈러의 장점을 활용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면서 “사업 초반부터 미국과 호주,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 진출을 목표로 했던 만큼 이들 국가를 상대로 활발한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3년 내 1조 매출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