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울음바다 만든 10대 무면허 뺑소니…숨겨진 범행 더 있다
by김민정 기자
2020.10.13 08:30:27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지난 추석 당일 무면허 운전을 하다 20대 대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10대 남고생들이 이전에도 상습적으로 무면허 운전을 한 정황이 드러나 또다시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2일 SBS 보도에 따르면 1일 전남 화순의 한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던 여성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고등학생 A(18) 군은 사고 이전에도 무면허로 렌터카를 몰다가 사고를 일으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A군은 차를 멈추지 않고 그대로 20km가량을 도주했다가 1시간여 만에 현장으로 돌아와 경찰에 자수했다. 면허가 없는 A군은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카셰어링 앱으로 렌터카를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군과 함께 렌터카에 탑승했던 친구 B 군이 사고 차량을 빌린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아냈다.
SBS가 확보한 폐쇄회로(CC) TV 영상에 따르면 지난 1일 사고 이후에도 이들은 다른 차량 2대를 추가로 몰고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B군의 경우 무면허 운전 외에도 인터넷 거래 사기, 돈세탁 등 다른 범행과 관련됐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숨진 여성의 유족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A군을 포함한 사고 차량 동승자들에 대한 강력 처벌을 촉구했다.
유족은 “가족 모두 조카의 뺑소니 사망으로 장례식장에서 울면서 명절을 보내야 했다”며 “세계적인 안무가가 되는 것이 꿈이던 조카가 22살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어 “가해자 측에서는 현재까지 유족 측에 어떠한 사과도 없다”며 “뺑소니는 살인자와 똑같다. 살인자가 법의 맹점을 이용해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고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운전면허를 소지할 수 없는 미성년자의 렌터카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렌터카 업체와 사고를 낸 청소년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사고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11일 국회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7~2019년) 무면허 렌터카 교통사고는 1094건으로 나타났는데 이중 무면허 10대 청소년이 렌터카를 빌린 뒤 운전하다 사고를 낸 비중은 24%(274건)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교통안전공단과 경찰청의 정보공유를 통해 무면허 운전자에게 차량을 대여하는 사업자가 반복적으로 적발될 경우 특별 명단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대면 렌터카 사업이 아닌 비대면 카쉐어링(자동차 공유) 업체는 (휴대전화의) 1인 1단말기 계정 사용 의무화를 통해 미성년자가 부모의 계정을 이용해 렌터카를 빌릴 수 없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