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단계 무역협상은 대선 이후로"

by정다슬 기자
2020.01.10 08:19:04

"이 경우 더 좋은 협상 가능할 것"…재선 자신감 드러내
15일 미·중 1단계 합의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문 서명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단계 무역합의는 11월 대선 이후로 미룰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2단계 무역협상에 즉시 착수하겠지만, 합의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나는 대선 이후까지 합의를 하지 않고 기다리길 원한다. 이 경우 우리는 더 좋은 합의를 얻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중국과의 협상에 나서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셈이다. 앞서 그는 자신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무역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중국에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5일 워싱턴D.C.에서 중국협상단 대표인 류허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와 미·중 1단계 무역협정문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2단계 무역협상 개시를 위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소식을 전하면서 2단계 협상을 신속히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1단계 합의 이행 여부를 먼저 지켜보겠다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단계 무역합의에 따라 미국은 당초 지난해 12월 15일부터 1560억달러(약 18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관세 15%를 철회했다. 또 지난해 9월1일부터 시행돼온 11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도 15%에서 7.5%로 인하키로 했다. 그러나 나머지 2500억달러 어치 중국산 상품에 대한 25% 관세는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의 구매를 대폭 늘리는 한편 외국기업에 대한 강제 기술 이전 요구도 중단키로 약속했다. 그동안 외국기업들은 중국에서 합작법인을 만들 때 중국 합작 파트너 회사에 기술을 이전할 것을 요구받아왔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 기업의 특허를 도용해 상품을 판매할 경우 해당 특허를 보유한 기업에 통보하는 장치도 마련키로 했다. 중국 금융서비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도 완화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