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렬의 All that 부동산 47회] 11.3 대책으로 걱정해야 할 지역은 비규제 지역

by노희준 기자
2016.11.19 12:30:00

1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에 여러 가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대동소이한 내용들이었다. 대부분 풍선효과에 대한 전망들이었다. 규제되는 지역은 실거주든 투자든 관심을 축소하고, 이제는 비규제지역에 관심을 갖자는 의미다. 이쪽을 규제하면 저쪽에 혜택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사례를 보면 풍선효과가 있었다. 정부가 강도 높은 규제를 하더라도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규제 외 지역과 상품은 시세가 오히려 폭등을 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었다. 가장 대표적인 시기가 2005년 전후의 수도권 시장이었다. 대한민국 부동산 역사상 가장 부동산 광풍의 심했던 시기였다. 따라서 2005년 전후의 시장을 분석하면 이번 규제에 대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까지 들여다 보게 되면 지금의 부동산 시장과 2005년의 부동산 시장은 다른 면이 많다. 가장 먼저 다른 점은 주택 보급률이다. 2012년 전후로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었다. 이전과는 주택에 대한 태도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실제 주도했던 부동산의 종류가 다르다.

2005년 전후는 재건축 이슈가 있었던 단지들이 시세를 주도했었다. 재건축 후의 미래가치가 반영된 가격이었다. 압구정, 개포, 반포 등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시세를 이끌었고, 이 여파로 주변 지역의 기존 아파트 시세까지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핵심지역의 실제 재건축 물량 분량은 많지 않았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5년 이후 시장은 양상이 달라졌다. 주택을 선택할 수 있는 지역과 상품이 10년 전 대비 다양해 졌고, 실제 강남권에서의 분양 물량이 많아졌다. 실제 분양이 많아졌고, 분양가가 이전 시장에 비해 크게 올랐다. 평당 4천만원은 이제 강남권의 보통 가격이 되었다. 재건축에 의한 미래가치가 아니라 실제 분양가가 크게 인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양이 잘되었다. 대부분 1순위 완판에 프리미엄까지 형성될 정도였다. 강남 재건축 분양 물건 뿐 아니라 서울 주요 지역 및 수도권 신규 분양은 대부분 호황이었다. 1순위에 분양 완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이 얼마나 형성되는지가 그 단지의 인기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다.



2005년과 2015년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지만 그 속내용이 달랐던 것이다. 부동산은 심리와 분위기가 그 판세를 주도하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만 보면 유사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2005년도는 가수요층이 주도한 시장이었습니다. 핵심지역인 강남 3구의 경우, 실제 거주 수요보다는 미래 가치에 중시하는 수요였던 것이다. 그래서, 소형보다는 대형이 더 시세의 상승 폭이 컸다. 반면 2015년도는 실수요층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이다. 전세가의 고공행진에 지친 임대층이 전세가와 매매가가 차이가 나지 않게 되자 매매로 돌어선 경우가 많다. 그리고, 최고 입지의 양질의 주택에서 살고 싶어하는 수요층에게 강남 분양은 또다른 실거주 시장을 제공해 주었다. 고가의 주택은 고가의 주택대로 중저가의 주택들은 그 나름대로의 실거주 수요층이 부동산 시장을 주도한 것이다.

2016년 상반기까지는 이러한 시장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1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전후에 보이기 시작한 문제는 최근 2~3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주도했던 실수요층의 동력이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규 분양 시장이 활성화되었던 이유는 실수요층과 가수요층이 모두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수요층은 시장 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한 수요층이다. 하지만, 가수요 뒤에 실수요 버티고 있어야 부동산 시장이 유지가 된다. 최근 실수요층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매수할 만한 세대는 대부분 매수를 했던 것이다. 특히 이번 규제의 대상 지역이 아니라 대상 외 지역의 실거주층이 빠지기 시작했다.

이번 11.3 대책의 메인 규제 지역은 강남 3개구 등 핵심지역이다. 핵심지역은 이번 정책으로 심리와 분위기가 어느정도 위축될 것이다. 한동안은 매수층들이 시장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시세가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늘 그랬듯이 전혀 문제가 없는 지역이다. 실수요층이 늘 대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규제하고 있는 핵심 지역이 아니라 오히려 그 주변 지역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핵심지역을 버리고 주변지역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 일종의 토끼 몰이처럼 보였다. 물론 단기간에 주변지역 중 시세는 오르는 지역도 발생할 것이다. 이미 선투자자층들은 시세 차익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뒤늦게 그 지역에 합류한 후발주자에게는 정말 어려운 시장이 될 수 있다.

수요가 많은 지역에 규제가 들어오면 꼭 규제 없는 쪽을 사야 할까? 어떤 시장이든 계속 사야 할까? 매수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까? 꼭 매수를 해야 한다면 오히려 규제 대상이 되는 핵심지역을 추천하고 싶다. 특히 실거주층에게는 말이다. 오히려 이번 규제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