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中 충칭 한국타이어 공장..'도자기 만드는 장인 정신으로'

by신정은 기자
2016.05.01 11:02:42

결함 발견땐 가차없이 폐기..도자기 빚듯 1분에 1개 생산
연간 640만개 타이어 생산하는 충칭공장..'품질'이 제일
한국타이어 중국 매출 지난해 8400억원..8년새 두배 껑충

한국타이어 충칭공장 내부에는 ‘생산이 없으면 품질이 없고, 품질이 없으면 미래가 없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사진=신정은 기자
[충칭(중국)=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沒有生産就沒有質量, 沒有質量就沒有未來 (생산이 없으면 품질이 없고, 품질이 없으면 미래가 없다)”

압출된 고무를 자르는 작업자의 손이 능숙하면서도 빠르게 움직였다. 타이어 공정은 고무원료를 가공해 각 부위에 들어갈 반제품을 만드는 정련공정을 시작으로 압출, 재단, 성형, 가류, 점검 단계까지 총 여섯 단계로 이뤄진다. 손으로 직접 이음새를 연결하는 성형공정을 거쳐 바람을 불어넣으면 모양을 갖춘 그린타이어(가류 공정전 가제품)가 1분마다 하나씩 생산됐다.

지난달 27일 충칭공항에서 차를 타고 약 30여 분가량 달려가니 주황색의 ‘한국타이어’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타이어 전략적 요충지인 충칭(重慶)공장. 공장 곳곳에는 품질을 강조한 문구가 눈에 띄었다.

올해 첫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한국타이어 충칭공장은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쳤다. 이 곳은 한국타이어 공장 중 가장 최근에 설립됐다. 최신용 장비로 승용차용 타이어 기준 성형공정이 1분 남짓, 트럭용은 약 5분이 걸린다. 한국의 대전, 금산공장보다 빠르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국타이어 충칭공장 생산공정. 한국타이어 제공.
각 종 기계 굉음이 점점 가까이 들렸다. 공정이 가장 까다롭다는 트럭버스용 타이어(TBR)을 생산하는 공장에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가 몰려왔다. 트럭버스용 타이어는 섭씨 150도 온도에서 가열되는 작업을 거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벽에는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듯 ‘用制造陶器的精神, 制造无缺陷的輪胎 (도자기를 만드는 정신으로 결함이 없는 타이어를 만들자)’라는 문구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만들어진 그린타이어는 유황 등과 섞어 몰드에 넣고 고온에서 찌는 가류공정을 거친다. 규격마다 다르지만 약 40분~1시간이 소요된다. 완성된 타이어는 4가지 검증 작업을 통해 작은 결함이라도 발견되면 미련없이 처분한다. 외관검사와 X레이 검사가 끝나면 로봇이 타이어의 빈 공간을 찾아 작업공정이 기록된 바코드 불꽃을 쏘며 그려낸다. 기포가 있는지를 검사한 뒤 마지막으로 균형검사를 진행한다. 타이어를 실제 휠 모양에 장착해 이리저리 굴려보며 쏠림현상은 없는지, 강성이 균일한지 등을 체크하는 것이다.

한국타이어 충칭공장에서 작업자가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제공.
트럭버스용 타이어는 가격이 비싸고, 까다로운 소비자를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예민하게 개발된다. 한국타이어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500만 개의 트럭버스용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으며 절반이 중국 장쑤와 충칭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품질에 있어 한국타이어는 전 세계 7개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이 ‘원 컬리티(One Quality)’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 공장에서 내수용과 수출용을 함께 생산하기 때문이다. 충칭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럭버스용 타이어 중 80%에 해당하는 연간 65만개(북미 35만개, 유럽 30만개)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한국타이어의 중국 매출은 지난 2007년 3956억원에서 2015년 약 8400억원으로 두배 이상 급증했다. 그 중심에는 충칭공장이 절대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12년 첫 생산에 돌입한 충칭공장은 현재 총 50만3000㎡ 규모 부지에서 모두 1700여명의 직원이 연간 64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한다.

한국타이어는 앞으로 이곳에 9억4600만달러(약 1조790억원)를 투자해 3·4공장을 증설, 중국 내 최대 한국타이어 공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현철 한국타이어 중국본부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충칭공장은 원가 절감과 가동 확대로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공장이 위치한 충칭시 양강신구(兩江新區)는 감가상각을 10년 인정해주는데 4년 만인 올해 연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