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얼마나 팔았을까

by천승현 기자
2013.09.03 09:13:44

''램시마'' 누적 매출 8억..고가 바이오약·병원 랜딩 절차 등 영향
셀트리온 "조만간 국내외서 성과 나타날 것"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개발한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가 아직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과시하지 못하고 있다.

3일 의약품 조사 업체 IMS 헬스의 자료에 따르면 램시마는 지난해 11월 발매 이후 누적 매출이 8억원에 불과했다. 램시마는 종양괴사 인자(TNF-α)가 발현되는 것을 억제해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하는 항체치료제로 얀센의 ‘레미케이드’와 같은 성분의 복제약이다.

램시마는 세계에서 첫 번째로 허가받은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라는 점에서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레미케이드는 유럽 매출이 연간 3조원 가량에 달한다.

TNF 알파 억제제 매출 현황(단위: 백만원, %)
현재까지 램시마는 세계 시장의 전초전격인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까지는 존재감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

램시마는 레미케이드에 비해 동일한 효능이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앞세우고 있다.

램시마의 보험약가는 한병에 37만892원으로 레미케이드(39만412원)보다 5.3% 저렴하다. 셀트리온이 한국의료지원재단을 통해 환자들에게 약값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어 환자들은 램시마를 레미케이드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복용하게 된다.

그럼에도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 뿐만 아니라 같은 약물기전의 ‘휴미라’(애브비), ‘엔브렐’(화이자) 등 다국적제약사 제품 틈바구니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통상 복제약 제품이 발매되면 빠른 속도로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더딘 행보다.

업계에서는 흔히 접하는 화학의약품에 비해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은 오리지널과 100% 똑같지는 않을 뿐더러 비싸다는 이유로 의사들이 안심하고 처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처방을 통한 약효 검증이 급선무라는 얘기다.

또 동네 의원보다는 주로 종합병원에서 사용하는 의약품이기 때문에 즉각적인 매출 상승세를 기대할 수 없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종합병원에서 처방되려면 병원의 약제심의위원회를 통과하는 절차가 필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주요병원에 랜딩 작업이 속속 이뤄지고 있어 하반기에는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내보다도 시장 규모가 큰 유럽에서 최종 승인을 받음에 따라 조만간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체 시장에서는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이 3각 편대를 구성하고 있는 가운데 휴미라가 한발 앞서고 있다. 휴미라의 상반기 매출은 1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4% 늘었고 엔브렐도 지난해보다 17.7% 성장하며 휴미라를 바짝 쫓는 형국이다. 레미케이드는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세를 보였는데, 램시마의 발매로 약가가 30% 인하된 것을 감안하면 램시마의 등장으로 인한 타격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유전자재조합기술 및 세포배양기술 등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 개발·판매중인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과 품질, 효능 및 안전성 측면에서 동등성이 입증된 복제약으로 공식명칭은 동등생물의약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