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꽃남에게 구애중

by정태선 기자
2012.03.05 12:30:00

꾸미는 `그루밍족` 증가 시장규모 1조원대 눈앞
스킨에서 비비크림까지 미백·주름 개선등 다양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05일자 16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남성 화장품 시장이 뜨겁다. 화장품 업계가 남성 고객을 선점하고자 신제품 출시와 함께 치열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용과 패션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을 지칭하는 ‘그루밍족’이 늘면서 올해 남성화장품 시장이 1조 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화장품 시장은 최근 몇 년간 15% 이상씩 성장하며 지난해 7000억~8000억 원의 시장을 형성했다.

균일하고 깨끗한 피부톤을 유지하는 데 만족했다면, 메이크업 제품을 통해 좀 더 또렷한 인상을 갖추거나 기능성 제품을 통해 안티에이징 케어에도 신경을 쓰며 여성 못지않은 사용 행태로 변화하고 있다.

불경기 속에 자기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는 남성의 외모가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시대에 국내 남성화장품 브랜드들의 질주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남성 화장품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는 물론 수입 브랜드까지 까다로운 남성 고객들의 욕구를 만족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과거 스킨과 로션 등 한정됐던 제품 종류도 전용 자외선 차단제, 비비 크림까지 세분되고 주름개선, 미백 등 고기능성 라인까지 다양해졌다.

네이처 리퍼블릭은 최근 ‘플레저 가든 옴므’(2종) 등 남성 전제품을 리뉴얼 출시했다. 고객들이 피부 고민에 따라 제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타깃층을 세분화해 기능성 라인 `셀부스팅 옴므`, 피부 타입별 맞춤 라인 `플레저 가든 옴므`, 멀티 기능의 `아프리카버드 옴므`, 10~20대를 위한 `바이네이처 옴므` 등 크게 4개 라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또 인기 제품인 `플레저 가든 옴므`는 기존의 한 가지 라인에서 프레시와 모이스처, 스포츠까지 서브 라인을 확장하고 올 상반기에 선크림과 미스트, 비비 크림 등 스페셜 케어까지 추가할 계획이다.

중년 여성을 위한 고급 라인으로 출시된 한방 화장품의 인기가 젊은층 뿐 아니라 남성까지 확대되고 있다.



2008년 아모레퍼시픽 설화수가 남성 제품 `정양` 라인을 선보인데 이어 최근에 한율은 `진결` 라인(2종)을 출시하며 남성 라인을 추가했다. `진결`라인은 남성 피부를 위한 한방 안티에이징 제품으로 한방 약재인 구기자, 하수오, 갈근으로 처방된 한방 농축 성분이 들어 있어 남성의 피부와 안색을 개선해 준다. 스킨과 에멀젼으로 구성됐으며 한방 제품 특유의 향을 개선해 상큼한 레몬과 편안한 라벤더향이 심신에 활력을 더해준다.

아울러 아모레는 지난해부터 국내 최초 남성 전용 토탈 그루밍 숍 `맨스튜디오(MANSTUDIO)`까지 운영하고 있다.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추천하고 혼자 관리 할수 있는 홈케어 카운셀링까지, 1:1 맞춤으로 상담한다. 고객층은 20~30대 학생이나 직장인으로 홍대라는 위치적 강점때문에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 동안에는 약 1000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 아모레는 평균 20%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는 맨스튜디오를 올 8월 동수원에도 오픈할 예정이다.

비비 크림 등 색조 제품은 더는 여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성 화장품 전문 브랜드 랩 시리즈는 비비크림 'BB 틴티드 모이스춰라이저 SPF 35 PA+++'(50ml)를 출시하는 것을 기념해 올해 초 광고모델로 배우 지창욱을 모델로 기용하고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랩시리즈의 비비크림은 글로벌 남성 화장품 브랜드 중 최초로 출시되는 제품이다.

키엘은 남성 전용 차단제 `훼이셜 퓨얼 유브이 가드 SPF 50 PA+++`(30ml)를 선보였다. 잦은 야외 활동으로 인한 땀과 과도한 피지 분비로 고민하는 남성들의 요구를 고려해 가볍고 끈적임 없이 흡수되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배우 유지태를 내세워 피부가 남자의 새로운 기준이 되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SK-II MEN에서는 올해 SK-II MEN 스킨 케어 스텝(Skin care step)을 새롭게 선보였다. 주름개선, 보습을 도와주는 에센스뿐 아니라 남성을 위한 전용 클렌저까지 선보였다.

네이처 리퍼블릭 상품기획팀 정승은 팀장은 "남성의 피부 표피가 여성보다 25~30% 정도 두텁고, 피지 분비는 두 배나 왕성하기 때문에 남성이 여성용을 바르면 피부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라며 "흡연과 면도로 민감해지기 쉬운 남성들의 피부를 고려해 남성 전용으로 개발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아모레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남성들의 피부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져가면서 세분된 피부 고민을 해결하기 기능성 제품에 대한 수요가 날로 커지고 있다"며 "기초화장품은 물로 색조화장품까지 남성화장품 시장은 좀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