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 뚝 떨어지게 하려면
by조선일보 기자
2009.07.01 09:25:00
지독하네 여름 감기
기침·콧물에 장염까지… 어떻게 이겨낼까
초기 증세엔 비타민C로 기침 심하면 생강 달인 물
보리차 대신 옥수수차를
[조선일보 제공] 3대가 모여 사는 회사원 김재영(38)씨 가족은 벌써 한 달 가까이 감기로 고생 중이다. 어린이집 다니는 다섯 살 딸이 콧물감기를 앓기 시작하더니 초등생 아들, 칠순 어머니까지 감기에 걸렸다. 낫는가 싶던 감기는 다시 딸아이의 장염으로 재발해 아침저녁으로 김씨 집은 '콜록콜록' '훌쩍훌쩍'. '견공(犬公)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 어떻게 잡아야 할까.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장규태 교수는 "일찍 닥친 여름으로 예년보다 한낮과 한밤의 기온 차가 큰 데다, 장마철이 겹치면서 감기를 앓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콧물이 많고 기침이 잘 떨어지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말한다.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손문 교수는 "아이들의 경우 고열에 이어 폐렴, 장염이 동반된 감염이 많다"고 말했다.
대체로 여름 감기는 바이러스 자체보다는 면역력 저하 때문이라는 게 전문의들 설명. 서울대 해부학과 이왕재 교수는 "날이 더우면 인체가 쓰는 에너지가 늘어나고 에너지를 많이 쓰면 체내 활성산소가 많아져 면역세포를 공격한다"고 진단한다. 장규태 교수는 "겨울 감기를 앓고 난 뒤 한증이 남아 있다가 여름철 체력이 떨어지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면역력 저하엔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이왕재 교수는 "감기 기운이 느껴질 때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비타민C를 집중적으로(1일 5000~6000㎎) 복용하면 바이러스의 초기 증식이 억제된다"면서, "특히 액상 타입 비타민C는 수분과 함께 비타민C를 빠르게 섭취할 수 있어 실용적"이라고 말했다. 장규태 교수는 ▲콧물이 날 때 파뿌리(총백) 삶은 물을 마시고, ▲잔기침이 떨어지지 않으면 인삼·오미자·맥문동을, ▲기침이 심하면 생강을 진하게 달여 마시라고 권했다.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이언숙 교수는 "노인과 어린이는 급격한 기온 차에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침저녁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긴소매 옷을 준비하고 ▲틈나는 대로 손을 잘 씻고, 물을 많이 섭취해야 하며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는 것은 피하라고 조언했다. 감기를 빨리 떨어뜨리겠다며 포도당·마늘주사 등 링거를 맞는 주부들이 많지만 "심리적 효과가 클 뿐 자주 맞지는 말라"고 권한다. "링거를 맞는 효과는 아주 빠른 속도로 몸이 수분을 섭취하는 것과 같은데 너무 잦으면 몸속의 전해질(염분)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