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한나 기자
2009.05.08 09:36:11
한분기만에 흑자전환..컨센서스 웃돈 성과 `호평`
"위험자산 비중 높아..건전성 경계 낮추지 말아야" 의견도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한분기 만에 대규모 흑자로 돌아선 우리금융의 목표주가 상향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이자수익이 부진하기는 했지만 전분기에 손실을 충실히 반영한 덕에 추가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반면 이번의 흑자 전환이 일회성 이익에 근거한 것이라며 자산건전성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신중론도 우세하게 제기되고 있다.
우리금융(053000)은 지난 7일 올 1분기 1623억원의 당기 순익을 기록해 작년 4분기 664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800억원 내외를 크게 웃도는 성과다.
작년 4분기 신용파생증권 투자와 관련된 손실을 대거 털어낸 덕에 올들어 비이자이익이 대규모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반면 지속적인 저금리 탓에 순이자마진(NIM)이 급락했고, 이 때문에 이자 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연체율이나 부실채권 비율 상승세가 완화되고 있고 부실자산에 대한 상각이 상당폭 단행됐다는 점에서 투자매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손비용이 급증할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고 하반기 이후 마진이 회복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를 1만1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윤창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운업 구조조정과 조선이나 건설사 신용위험 재평가 등에 노출된 금액이 별로 없어 앞으로 충당금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내실 위주의 영업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데다 잠실 전산센터 사옥을 매각할 계획을 갖고 있어서 2분기에도 흑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역시 종전 7700원이었던 목표주가를 1만1500원으로 높여 잡았다.
반면 이번의 흑자전환이 일회성 이익에 기인한 바가 크고, 기업 대출자산 비중이 높은 만큼 앞으로 충당금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보수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분기 동안 자산건전성 악화로 인한 대손충당금이 5000억~7000억원 규모로 결코 작지 않다"며 "다른 은행에 비해 위험자산 비중이 높은데 반해 순이자마진은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어 현재 주가에서 추가로 오를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창욱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 개선이 비경상적 이익에 기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며 "과거 수년간 무리한 자산 성장의 후유증과 위험자산 익스포져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산건전성에 대한 경계를 다른 은행보다 높게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