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학선 기자
2008.03.20 09:15:05
합병후 통합(PMI)전략놓고 외부컨설팅 의뢰
주간사 선정 물밑작업 추진
[이데일리 이학선 김현동기자] KT(030200)가 KTF(032390)와의 합병 이후 사업전략에 대한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합병 주간사 선정을 위한 물밑접촉에 나섰다. KT는 조만간 합병 주간사를 선정, 합병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국내 모 컨설팅회사에 합병 후 통합(PMI·Post Merger Integration) 작업을 위한 컨설팅을 의뢰했다.
<이 기사는 20일 오전 9시15분 경제재테크 전문채널 이데일리TV의 '굿모닝마켓 2부' 프로그램에서 방송된 내용입니다.>
PMI는 합병 후 경영목표와 조직구성, 마케팅 방법 등 통합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인수기업과 인수되는 기업간 화학적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주회사 설립안은 사실상 폐기됐다.
KT가 PMI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한 것은 합병을 기정사실로 하고 그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곧 KT와 KTF 합병이 그만큼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
KT는 특히 이 컨설팅 회사에 합병 공론화 시기, 정부 인가조건에 대한 대응책도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팅 결과에 따라 세부적인 합병추진일정 등이 정해질 예정이다.
KT는 아울러 합병주간사 선정을 위한 물밑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KT가 주간사 선정을 위해 비공식 접촉(Private Offer)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선 KT가 5~6월경 주간사를 선정한 뒤 연내 합병선언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통상 주간사 선정에서 합병 마무리까지는 3~6개월 정도 소요된다. 지난해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의 하나로텔레콤 매각에는 주간사 선정에서 계약서 서명까지 6개월 정도가 걸렸다.
KT가 합병을 서두르는 것은 통신시장의 급격한 환경변화와 관련있다. 우선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결합상품 판매 허용으로 자회사인 KTF와 시너지를 낼 필요가 생겼다. 합병시 KT는 마케팅비용 절감과 매출증대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텔레콤(017670)의 하나로텔레콤(033630) 인수가 합병결정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무선시장 1위 업체와 유선시장 2위 업체의 결합을 허용한 정부가 KT와 KTF의 합병을 반대할 명분이 마땅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남중수 KT 사장도 이를 염두에 둔 듯 이달초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전보다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고객가치를 높이려면 리스트럭처링(구조변화)이 필요하다"며 합병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KT는 지난해 KTF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진행했고 권행민 전 재무실장(CFO)을 팀장으로 하는 CFT(Cross Functional Team)라는 조직을 신설, 지배구조개편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소비자들이 KT와 KTF가 하나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KTF와 공동으로 KTF M&S라는 유통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합병 분위기 조성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KT가 2~3개월 내 대단히 중요한 합병 플랜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며 "규제기관의 입장이나 산업발전 추이, 경쟁사 움직임 등을 종합해보면 KT가 더이상 합병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