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ASCO 무대 등판, '티움바이오·네오이뮨텍' 승부수는?

by김진호 기자
2024.03.21 07:58:24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중국 베이진의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테빔브라’를 승인했다. 테빔브라는 중국에서 개발된 면역항암제 중 ‘로크토르지’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약물이 됐다. 중국산 면역항암제가 세계 무대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면역항암제 개발업체 티움바이오(321550)는 오는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서 주력 물질인 TU2218 관련 병용임상 1b상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높이는 기전을 가진 네오이뮨텍(950220)의 T세포 증폭제 NT-I7의 병용 임상 2a상의 추가 결과 발표를 예고하고 있다.

티움바이오와 네오이뮨텍이 오는 5월 미국임상종얗학회(ASCO)에서 각각 개발 중인 주력물질의 병용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제공=게티이미지, ASCO, 각 사)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FDA가 승인한 8번째 면역항암제는 테빔브라(성분명 티스렐리주맙)로 결정됐다. 지난해 미국에서 비인두암 치료제로 승인된 중국 ‘상하이 쥔스바이오 사이언스’(쥔시바이오 혹은 준시바이오)의 로크토르지(성분명 토리팔리맙) 이후 두 번째로 중국산 면역항암제가 미국의 규제 문턱을 넘어섰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베이진은 테빔브라가 미국에서 절제수술 불가 또는 전이성 식도편평세포암 치료제로 허가됐다고 밝혔다. 테빔브라는 해당 적응증으로 지난해 유럽연합(EU)과 한국 등에서도 승인됐다.

베이진에 따르면 테빔브라는 중국에서 이미 고형암 관련 10여 가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테빔브라의 매출은 약 5억 3660만 달러(한화 약 7000억원)였다. 미국 시장에서 첫 적응증을 획득한 테빔브라 매출이 올해 1조원을 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FDA가 테빔브라에 대해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암 관련 1차 치료 적응증도 심사하고 있어, 그 매출 확장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중국에 정통한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보다 훨씬 저렴한 테빔브라가 많이 쓰인 다”며 “가격 우위를 내세워 미국내 처방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테빔브라보다 먼저 미국에 진출한 로크토르지의 가격은 바이알당 약 8892달러(한화 1190만원)로 키트루다 대비 2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바이오텍이 개발한 항암제가 속속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것에 대해, ‘치료옵션 부족의 결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바이오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중국의 임상 실태에 대한 미국의 시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수 있다”며 “다만 전이성 고형암 분야에서 치료제가 태부족한 만큼 그 옵션을 늘리는 데 중국산 약물이 일조하게 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아쉬운 것은 국내사가 이 같은 상황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1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중국 베이진의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테빔브라’(성분명 티스렐리주맙)를 식도편평세포암 치료 적응증으로 품목 허가했다. (제공=베이진)
실제로 국내사 중에선 키트루다나 테빔브라처럼 면역관문에 있는 수용체(PD-1 등)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기전을 가진 약물의 임상을 진전시킨 곳은 없다. 대신 체내 면역세포의 작용을 우회적으로 도와, 면역항암 효능을 유도하는 물질에 대한 주요 임상 결과가 올해 차례로 나올 예정이다.

우선 티움바이오가 자사의 TU2218과 키트루다를 병용하는 글로벌 임상 1b상 중간 결과를 오는 5월 ASCO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TU2218은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활성을 저해할 목적으로 내뿜는 ‘형질전환성장인자베타’(TGF-β)와 암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관생성인자’(VEGF) 등을 동시에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진행된 TU2218과 키트루다 병용 임상 1b상은 현재 12명까지 투약 완료됐으며, 올해 최종인원(18명)의 투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ASCO 측에 TU2218 병용임상의 중간 결과에 대한 초록을 제출했고 발표 여부는 4월 중 판가름 난다”고 했다. 이어 “임상 1b상이라 위약과의 상대적인 비교가 포함되진 않았지만 12명의 환자에서 투약후 반응률이 얼마나 나왔는지 알수 있었고, 충분히 고무적인 결과 였다”며 “키트루다 단독으로 쓸때 반응율이 10~20% 사이이지만, 우리 약물과 병용시 그 이상의 효능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까지 일부 도출된 다음 해외로 기술수출이 성사되는 추세다”며 “우리가 유럽에서 2a상 중인 자궁내막증 치료 후보물질 ‘TU2670’의 기술수출이 올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임상 2상을 통해 효능이 확인되는 시점에서 TU2218의 기술수출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네오이뮨텍도 올해 ASCO에서 췌장암 및 대장암 환자에게 NT-I7과 키트루다를 병용한 임상 2a상의 결과를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 회사가 내놓은 해당 임상의 중간 결과로 보면 췌장암과 대장암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각각 7.7%, 11.1%였다. 회사 관계자는 “머크와 협의 하에 두 고형암의 임상 대상자 수를 늘려 후속 연구를 진행했다. 2a상의 세부내용은 ASCO에서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